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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수수 Jan 11. 2021

정인아 미안해

진정서를 썼다

 처음 정인이의 사건을 기사로 접하고 얹힌 것처럼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봉사도 찾아보고 기부도 찾아보다가 당장 내 눈 앞에 아이들부터 챙겨야지 생각했다. 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시작했던 어린이 기부 금액을 더 늘렸고, 돈으로 내 맘이 편해지기를 기다렸던 것 같다.


 하지만 내 마음은 편해지지 않았다. 방송이 나가고 정인이에 대한 정보가 더 밝혀질수록 괴로운 시간이 이어졌다. 정인이의 모습에서 둘째 아이의 모습이 겹쳐 보였고, 정인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는 현실에 무기력해졌다. 정인이에 대한 것은 보지 않으려 했는데 나도 모르게 아이들을 재우고 난 뒤면 정인이에 대한 기사와 정보를 찾았다.


 이렇게 무기력하게 있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 늦었지만 진정서를 작성했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 다해 쓴 글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수많은 사람들이 진정서를 보냈다. 진정서를 보낸다한들 정인이는 돌아오지 못할 거다. 하지만 지금도 학대를 당하고 있을지 모를 다른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해야 하는 것이 어른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을 지켜줄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그런 사회가 되기 위해 나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작든 크든 뭐든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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