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첩 Oct 30. 2020

아침에 재채기가 시작되면

가을과 비염

한 동안 안 나오던 재채기가 아침에 나오면, 가을이 온 겁니다. 제가 가을이 온 걸 알아채는 건 여름 동안 없던 아침 재채기를 하면서 인데요. 계절이 여름으로 가는 동안은 점점 날이 따뜻해져서 아침에 비염과 재채기 증상이 점점 없어집니다. 그러다 더위가 꺾이고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재채기가 시작됩니다. 공기가 차가워졌으니까요. 그렇게 항히스타민제, 코 세척과 함께 하는 가을이 시작됩니다.


가을이 짧게 왔다 가기 때문에 하마터면 눈치를 채지 못한 새에 겨울로 가버리곤 하는데요. 아침 재채기는 이렇게 짧게 왔다 가는 가을을 알리는 일종의 알리미입니다.


가을에는 할 일이 많습니다. 더운 여름 못했던 것들을 해야 하지요. 여름 내 미뤘던 집안 구석구석 청소와 커튼 빨래도 하고요. 여름옷을 정리해 넣고 가을과 겨울에 입을 옷도 꺼냅니다. 올 해는 별로 나갈 일이 없어서 해당사항이 없지만 추워지면 입을 수 없는 가을 옷들도 입어야 하고, 부지런히 청명한 날씨에 산책도 나가야 합니다. 제철에 나는 것들로 할 것들 오미자 청 같은 것도 담그고요.

올해는 부지런을 많이 못 떤 것 같습니다. 일단 어딘가를 부지런히 나갈만큼 나가지 못 했고요. 집 안에서 부지런히 뭔가를 할 때면 환기를 시키고자 창문을 활짝 열어놓곤 합니다. 이번 가을은 창문을 맘껏 열기 힘들어서였는데요. 몇 주 동안 이웃집에서 공사를 하다보니 소음과 먼지들이 있어서 낮시간 동안 맘 놓고 창문을 열어두지 못했다는, 조금 게을러졌던 핑계를 대 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독감 예방접종 길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