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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츠허밍 Jun 28. 2023

Chapter 3. 세 번째 이야기 ‘비포 선셋'

XOXO, ‘Before Sunset’

뻔하지 않은 영화가 좋다.


정확히는 뻔하지 않은 멜로 영화를 좋아한다.


영화 ‘비포’ 시리즈는

1996년 20대의 첫만남을 다룬 비포 선라이즈,

2004년 9년만의 재회를 다룬 비포 선셋,

그리고 마지막 2013년 비포 미드나잇에 이르기까지

9년의 간격으로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리며

전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로맨스 시리즈물이다.


별다른 극적인 사건없이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둘만의 대화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게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인데,


꼬여버린 감정선에 각종 사건 사고로 복잡한

기존의 멜로 영화들 사이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뻔한’ 대화로 ‘뻔하지 않게’ 로맨스를 만들어 내다니.

아마 거기엔 아름다운 프랑스의 풍경도 한 몫 했으리라.


나는 비포 시리즈 중에서

두 번째인 ‘비포 선셋’을 유독 좋아하는데,

바로 ‘노을’이 스며드는 파리의 거리를 

내 발로 걸어가듯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느 강을 배경으로 촬영한 영화 ‘Before Sunset'의 포스터.

노을은 길고 긴 하루의 마지막 즈음에 찾아오는

깜짝 선물과도 같아서

몇시간이고 계속 볼 수 있는

밤하늘이나 낮의 햇살과는 달리

아주 짧은 시간동안 강렬하게 그 존재를 드러냈다가

갑자기 모습을 감춘다.


만남으로 따지자면 이별하기 직전이랄까.

영화 비포 선셋의 주인공인

제시와 셀린의 모습과도 같았다.


79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이 보여주듯

노을이 지기 전까지만 허락된

제시와 셀린의 단 몇 시간만의 재회가,

마치 찰나의 순간을 뿜어내었다 사라져야 하는

노을 그 자체인 것 같았다.


9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기다렸던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인 만남과

어쩌면 또 한 번 기나긴 이별이

예정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오랜만에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고스란히 온 마음으로 느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영화나 책을 감상하고 나서

감상평이나 서평을 남기듯이,

두 주인공들을 보며 느낀 나의 감상평을

조금은 특별하게 노래로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노을이 묵직하게 공기를 뒤덮는 가을 저녁에

이 노래가 발매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ت




‘Before Sunset' 자켓 B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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