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가사 써본 적 없어"
(3-1. 네버 해브 아이 에버...(1)에 계속 이어집니다.)
지은아
영어로 가사를 적는게 정말 쉽지 않았을텐데
참 장하구나.
그리고 멋진 노래 잘 들었단다.
남편에게 묻고 딸들에게 물어서
영어 표현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을
나름대로 고쳐보았단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
자주 연락하자꾸나
너를 사랑하는 이모가
음 그래.
여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이모가 첨부 파일로 보내주신
한글 파일을 연 순간,
내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아......
이모와 이모부의 사랑이 가득 담겨있는
빨간 글씨들을 보는 순간,
학창시절 때 모의고사에서 빨간색 사인펜으로
소나기가 내렸던 수리 영역의 시험지가
불현듯 떠올랐다. (나는 문과였다)
머릿속이 잠시 멍- 해졌지만
이모가 그렇게까지 내게 빨간 비를 내리셔야만(?) 했던
이유가 궁금해서 마음을 가다듬고
내용을 읽어 보기로 했다.
가장 큰 이유는 “영어로 말이 안되는 표현”
즉 “시적 허용”과 “문학적 표현”에 대한
서로의 견해가 많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한글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시적 허용이나 문학적 표현은
“한글로 말이 안되는 표현”이 너무나도 많다.
특히 가사에서는 더더욱.
게다가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는데,
바로 우리 외쿡인 이모부가
대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시는 교수이시기 때문에
매우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분
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마 내가 원하는 동화적이면서도
몽환적인 곡의 분위기와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를 원망할 필요도 없었고,
이게 다 영어 실력이 부족한데
영어로 가사를 쓰고자 욕심을 부린 내 탓이었다.
더 깊은 자책의 구덩이에 빠질 시간도 없이
교정을 도와줄 다른 사람을 시급하게 찾아야했다.
이번에는 나처럼 음악을 하는 뮤지션으로
레이더망을 좁혔는데,
그냥 뮤지션이 아니라 영어로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드는 게 익숙한 뮤지션이 필요했다.
마침 최근에 지인이 인터뷰했던 뮤지션 중
나의 니즈에 가장 적합한 아티스트가 있었는데,
바로 ABOUT이라는 아티스트였다.
https://brunch.co.kr/@susuhan/166
그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꽤 진중한 메시지를
솔직하게 음악에 담아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인데,
다행스럽게도 내가 표현하고자 했던
문학적 관점에 최대한 초점을 맞춰서
가사 내용을 진지하게 이해해 주었다.
그리고 시점이 맞지 않아 어색한 부분들과
문맥을 잘 이해할 수 있게끔
부연 설명이 필요한 구절들을 놓치지 않고
꼼꼼히 체크해 주었다.
거의 2주가 넘는 시간동안 혼자서
영어라는 언어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썼던 가사를
내가 원하는 뉘앙스로 최대한 살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안도의 한숨이 나오는 동시에
앞으로 내가 끊임없이 넘어야 할 언어의 장벽을
가뿐하게 부수고서 먼저 앞서가고 있는 그가
내심 부러웠다.
일정을 체크해 보려고 무심코 달력을 확인해 보니
거의 가사에만 ‘1달’이 넘는 시간이 소모되었다.
그렇게 길고 길었던 내 인생 첫 영어 가사가 완성되었다.
I'm floating in the air
(나는 공중에 떠다니고 있어요)
It's not much far away
(그곳은 그렇게 멀지 않아요)
Not much far away from you
(당신으로부터 그렇게 멀지 않죠)
Since I looked into your eyes
(당신의 눈을 바라본 이후로)
I just wanna hold you
(나는 그저 당신을 안고 싶어졌어요)
Let me know how can I be with you
(어떻게 하면 계속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을까요?)
Hold me closer whenever you want
(나를 안아주세요 당신이 원할 때 언제든지)
You know, only you make me fearless
(알잖아요 오직 당신만이 나를 두려움 없이 만들 수 있죠)
Hold me closer wherever you go
(나를 안아주세요 당신이 어디를 가든지)
For you I'll be there
(당신을 위해서 내가 거기 있을게요)
Til the end of time goes away
(세상의 끝이 사라질 때까지라도)
I've been walking on the same road
(나는 항상 같은 길을 걷고만 있어요)
We've got a long way
(우리는 가야 할 길이 멀어요)
Long long way to go
(멀고도 먼 길을 말이죠)
Everytime you turn around
(당신이 뒤돌아설 때마다)
I just wanna hold you
(나는 그저 당신을 안아주고 싶어요)
Do you know how much I need you so
(내가 얼마나 당신을 필요로 하는지 알고 있나요?)
(중략)
I fade into the ocean
(이제 나는 저 바닷속으로 사라져요)
It's not much far away
(그곳은 그렇게 멀지 않죠)
Not much far away from you
(당신으로부터 그렇게 멀지 않아요)
Since I looked into your eyes
(당신의 눈을 바라본 이후로)
I just wanna closer
(나는 그저 가까워지고 싶어요)
Wanna closer to you
(당신과 가까워지고 싶어요)
그리움이 잔뜩 묻어나서
누구에게라도 전화를 걸고 싶은
그런 가을 밤이 되면 좋겠다. 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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