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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츠허밍 May 24. 2023

1-2. 반대로만? 반대로냥!

다시 생각해 봐

이게 우리 최선은 아닐 거잖아

왜 애써 네 맘을 숨겨 자 나를 봐

이렇게 금방 낚이는 시선

좀 더 가까이 그렇게 말고

이렇게 포근하게

작은 내 심장 소리에 감동하게

함께 좀 더 있자

네가 나타나기 전까지 난 외로웠,

아니 심심했어

어차피 넌 늦었어 분명 후회할 걸

뒤돌아선 순간부터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넌 날 그리워하게 될 거야

한 번 빠지면 답이 없지

어쩔 수 없어 태생인 걸

가까이 삭막한 네 하루에 마법을 걸게

나도 그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다 난리 나던데?

너 가버린대도 괜찮아

나 좋다는 인간들이 널렸음

아쉬울 게 뭐 있어 너만 손해인 걸

(중략)


- 선우정아 ‘고양이’ 가사 中

https://www.youtube.com/watch?v=2KEg-ulfMso​​

선우정아 (SWJA) - 고양이 (CAT) (feat.아이유) [MV]

(출처: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유튜브 채널)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양이하면

떠올리는 노래가 아마

선우정아님의 ‘고양이’ 일 것이다.


어쩜 이렇게 완벽하게

고양이를 표현한 노래가 또 있을까.


마치 고양이가 직접 펜을 잡고

가사를 쓴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겉으로는 도도한 척하지만

사실은 조금 외롭기도 하고,

엉뚱하면서도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리는

고양이만의 특별한 매력이 잘 드러난다.


하지만,


이렇게 내가 고양이의 입장이 되어 가사를 쓰자니

왠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었을 때처럼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대상에 이입해서 적는 가사는

위트 넘치고 매력적이지만

이번 곡에서 내가 원하는 표현 방식은

그게 아니었다.


대상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고양이와 사람 사이의 ‘관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와 엔우처럼 말이다.


애초에 고양이에 대한 노래를

만들고 싶어 했던 궁극적인 이유도

길고양이 엔우가 마냥 귀여워서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이 엔우와 만나 

서로 교감을 나누고 

그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재미있고 즐거워서 그랬던 거니까.


그래서 나의 경험담을 조금 더 확장하여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양이와 집사 간의 애정 어린 다툼이랄까,


집사의 입장에서 

변덕스러운 고양이의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자연스럽게 가사를 써보기로 했다.


반려묘를 키우는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평소에는 안 그러던 고양이가

갑자기 다가와서는 궁디팡팡을 해달라고

엉덩이를 들이밀기도 하고,


같이 잘 놀다가

갑자기 집사의 손을 꽉 깨물어 버리는 등

가끔씩 집사인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고 한다.


심지어는 집사가 아닌

다른 동거인(가족이나 친구)에게

더 애정을 주는 반려묘도 있다고.


그런 말을 들으면

집사와 반려묘 사이의 미묘한 긴장감이

마치 연인 사이의 밀당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집사의 입장에서는

물론 그런 모습들이 귀엽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겠지만

얘가 나를 좋아하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

헷갈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집사들이

‘우리 집 고양이는 왜 저러지?’

라는 생각을 다들 한 번쯤 하나보다.


본심은 그게 아닌데

가끔씩은 반려묘에게 서운하거나

토라질 때가 있어서

그런 마음들이 알게 모르게

원래 마음과는 반대로 표출되기도 하겠지.


너무 무겁지 않게

그런 마음을 다루고 싶었다.


그렇게 고민을 거듭한 끝에

‘반대로냥‘의 가사가 탄생했다.



https://youtu.be/RHvWf7sD2vU

[Official Audio] 이츠허밍 - 반대로냥

마음과 말이 반대로 갈 때

온갖 좋은 말로 널 포장하고 싶은데

괜히 미워할 이유만 찾을 때

널 보면 반가운데 나도 모르게

툭툭 내뱉는 못난 말투

나도 나를 잘 모르겠어


아 괜한 말은 잘하잖아

아 그런 말론 알 수가 없잖아

어느새 일상이 돼버린 복잡함도

아무렇지 않은 습관인 것처럼

내겐 익숙해 그걸 너무 잘 아는데


이상하게도 네 앞에 서면

진심보다는 서툰 말이 앞서나 봐

도대체 왜 이러는 건데

이상하게도 네 앞에 서면

진심과는 또 다른 말들이 자꾸

반대로만 말하게 된단 말야

(중략)



내가 담고자 했던

고양이와 집사 간의 애정 어린 다툼이

조금이나마 느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집사의 입장에서 노래를 만들었으니

혹시 또 모를 일이다.


이 노래가 나중에

선우정아의 고양이에 대한

답가로 널리 알려지게 될 수도? ت




‘반대로냥’의 자켓. 고양이처럼 도도한 표정을 의도했으나 쉽지 않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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