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훈 Nov 21. 2022

다소 특이한 과일야채 트럭

과일이나, 

야채나, 

생선이나, 


주말 이른 아침이면 들리는 소리가 있다. 과일야채 트럭 이다. 확성기로 과일이나 야채나 생선 같은걸 판다고 홍보하면서 동네를 순회하는 것이다. 신도시에도 찹쌀떡 아저씨가 과일야채 트럭 아저씨들이 보인다. 그런데 우리동네 이웃들은 조금은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아저씨,아저씨, 여기 무랑 부추 좀 줘요. 있지요?


어디에서 들리는 소리인가 한참을 찾았는데 빌라 3층에서 할머니가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또 다른 때에는 중년부부가 길을 걸으면서 대화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대화하던 도중에 3층에 있던 아주머니가 중년 부부에게 말을 건다. 갑작스럽게 대화가 시작되었다. 로미오와 줄리엣 처럼 창문과 도로 사이에서 대화가 오고갔다. 


이번 주말 우리 부부는 치아 스케일링을 하러 외출을 하는데 과일아채 트럭 아저씨가 지나가더라. 주말에 보기 어려웠던 탓에 아저씨를 불러세웠다. 쪽파 있어요? 라고 묻자 김장을 하냐고 되물었다. 당황스러웠다.

무말랭이 무침에 쪽파를 넣어 볼 생각으로 소량을 사볼까 했는데 김장이라고 하니 이상하게 당황스러웠다. 사용 용도를 물어볼 줄은 몰라서 그랬나보다. 쪽파 한단에 6,000원이길래 샀다. 과일야채 트럭 아저씨의 영업 스킬이 느껴졌다. 아마도 평소에 관심도 없는데 이곳에서 터를 잡으시면서 사용용도가 중요했나보다.


최근에 경제적 긴축이 계속 되면서 우리 가정에도 긴축을 시작했다. 양가에 찾아가 음식들이나 생활용품들도 받아왔는데 친정에서 챙겨준 닭갈비 양이 많았다. 자칫 먹지도 못하고 버릴 것 같아 이웃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같은 건물에 살고 있는 아주머니가 보여서 닭갈비를 나눠드리면 어떤지 물어보았는데 해맑게 웃으며 귀한걸 주신다니 고맙다는 인사를 하셨다. 다른 이웃에게도 함께 나눴는데 양주가 조금 들어있는 초콜릿을 받았다. 서로 나누면서 사는 모습이 오랜만이라 낯설기도 하고 괜히 기분이 좋았다. 준비하고 있는 무말랭이 무침도 나눠서 먹으며 좋아 할 이웃을 생각하니 설레인다.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나무를 구해 볼 생각이었는데 이번 주말에 잘 생긴 나무 하나를 구입해왔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주로 사용하는 구상나무 이다. 서울 중심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구독자와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재를 하고 있다. 곧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새해에 귀한 소식을 기대해보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가득 받아 온 따뜻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