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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훈 Jan 09. 2023

10년차 직장인 회고

국민건강보험에서 발급하는 자격득실확인서 기준으로 2023년 4월 1일은 직장인으로 10년차가 되는 날 입니다. 그리고 저랑 커리어 이야기 하실래요? 해당 글을 링크드인에 게시하고 커리어토크를 시작하면서 자주 들었던 질문은 저에 대한 이야기 였어요. 10년 간 직장 생활을 회고 하면서 인생에서 중요했던 결정의 배경을 알려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써봅니다. 저 또한 막연하게 느껴지는 커리어를 어떻게 발전 시켜면 좋을지 치열하게 고민하던 때가 있었고 다수와 같이 지금도 진행중이니까요.


2011년, MBC 교양국 프로듀서 김진만 PD 영향으로 시사교양 PD의 꿈을 꾸는 대학졸업예정자들이 꽤 있었습니다. 저도 그 중 한명으로 한국사회를 혁신해보겠다는 투지를 가진 사람이었어요. 언론고시를 준비했었어요. 동시에 학부 마지막 수업 중 부전공으로 관광경영학 수업을 들었죠. 이 때 제 인생에서 중대한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교수님 추천으로 퍼실리테이션 교육을 듣게 되었는데 교육을 진행했던 강사님과 창업을 함께 했어요. 지금도 운영중인 기업인데요. 쿠퍼실리테이션그룹 구기욱 대표 입니다.


교육을 이수하면 작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교육을 마치고 농촌으로 실습을 갑니다. 교수님 말씀처럼 작은 돈을 벌 수 있었어요. 농촌으로 현장실습을 가는데 70세 넘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회의를 하는것이었어요. 지금은 익숙해진 일이지만 10년 전엔 사람들이 혀를 끌끌차며 시도하지 않던 정부사업이었습니다. 회의가 잘 되는 모습을 목격하고 작은 충격을 경험 합니다.


농촌마을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회의를 했다
서울시민청에서 퍼실리테이션 기본 교육을 했다
신입연수 과정을 운영하기도 했다

각자 할일을 하며 정부사업이 생기면 모이자는 전제로 팀이 만들어졌어요. 공무원으로 이른 퇴직을 마친 구기욱 대표는 정부사업을 상대적으로 쉽게 수주할 수 있었습니다. 자주 모이게 되었고 정부기관 중 한곳에서 법인을 만들오라는 요청이 있었어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법인을 설립 합니다.


2년 정도 큰 돈을 못 벌어도된다는 기본적인 전제를 했구요. 오랜시간 꾸준함이 필요했던 언론고시 보단 눈 앞에 보이는 성과들에 마음이 끌렸던 선택입니다.


당시 26세로 시간 외에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열정의 시간을 보내면서 법인 연매출 10억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정부사업으로 매출확장이 덜 되던 때에 SK인재개발원에서 진행했던 팀장워크숍을 계기로 대기업을 통해 매출 확대를 이루어내었구요. 대기업 계열사한곳을 성공시키면 다른 계열사로 퍼져나가는 시장구조로 법인 매출에 대한 돌파구는 찾은 상태였습니다.이런 경험을 토대로 직접 개발한 교육과정도 운영하게 됩니다. 이쯤되니 다른 사람들은 어떤 커리어로 살아가는지 궁금해졌고 매너리즘도 찾아왔어요. 시간점유 매출로 시간을 뛰어넘지 못하는 매출구조도 한몫했습니다. 매출구조가 중요했던 이유는 연봉상승폭에 대한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퇴사를 결심했지만 여행을 다녀오라는 남서진 수석의 권유로 마음을 조금 가라앉혔어요. 10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남탓이 심했던 것 같아요. 정제되지 않는 마음으로 회사탓을 많이 했었어요. 수석님이 어떤 마음으로 저에게 여행을 권유 했는지 알게 되었죠.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집중 할 것 같습니다.


여전히 커리어 방향성을 포함한 월급에 대한 시원한 해결점을 찾지 못한채로 시간이 갑니다. B2C 교육과 수주사업을 기본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업계 사람들을 만날 일이 많았어요. 한가지 현상을 발견하는데 대학원 커뮤니티였습니다. 그들만의 끈끈한 커뮤니티가 보이기 시작했고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학원을 다녀오면 달라지는 급여 시스템도 결정의 요인이었습니다. 시간점유 매출구조로 시간당 급여를 높여야 법인매출도 늘어나고 그 결과로 개인의 급여와 연동이 되는 시스템이었어요. 결심을 했고 대학원을 갑니다.


끈끈한 커뮤니티에 합류하고 시간당 강의 단가를 높이고 싶었고 긴 호흡으로 글을 작성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대학원 진학을 결정 합니다.


어색했던 OT


부끄럽지만 대학원에서 세상이 넓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회사 내에서 업계사람들을 만나는 것과 개인이 대학원에서 만나서 나누는 이야기는 조금 다르더라구요. 회사 내에서 업계 사람들을 만나면 나보단 회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해야 했습니다. 회사와 내가 동일 시 되는 현상으로 나라는 존재를 찾기 어려웠고 이런 현상 조차 인지를 못했어요. 기업 타이틀을 빼고 김정훈 이라는 개인으로 대학원 동기들과 대화를 해보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똑같은 과제를 하는데 당당하게 임하는 대학원 동기 모습을 관찰하고 작은 충격을 경험 했어요. 전통적인 HRM 커리어를 가진 동기도 있었는데 HR을 바라보는 세계관이 달랐습니다. HRD부문에 있던 저로썬 주로 성장에 대해 논하지만 HRM부문에선 효율성을 중요 시 하는 관점들을 보았죠. 지금은 익숙한 일이 되었지만 그 당시엔 충격이 심했습니다. 이 외 도움이 되었던 효과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좋았던 것이 있었습니다. 긴 호흡으로 논문을 완성해보는것이었어요. 전자책 발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수님 앞에서 뭐라고 말하는지도 모르면서 발표하는 김정훈


대학원 생활을 2년 하는 동안 동기들과 깊은 논의를 많이 했었는데 커리어를 전환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파는 것에 흥미와 성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교육영업을 제외한 다른 사업부문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해보았어요. 쉽지 않았고 타겟시장을 쪼개서 보았더니 HR 부문 안에 '채용' 있었습니다. 채용은 상품을 팔진 않지만 기업의 좋은점을 알리고 입사를 하게 하는 과정이었죠. 셀링하는 행위는 세일즈와 마케팅 영역에서 유사성을 가질 수 있었어요. 2019년쯤 토스를 중심으로 채용을 세일즈와 마케팅으로 바라보기 시작했고 코로나로 돈을 풀어대던 시기라 리쿠르터 채용이 핫했죠. 채용공고를 조금만 보아도 리쿠르터를 많아 채용 했습니다.


리쿠르터 직무를 통해서 사업개발과 세일즈 그리고
마케팅 영역으로 전환 기회를 보자.


리쿠르터 직무를 통해서 수익과 직결되는 직무로 이동을 꿈꿨어요. 어디든 진입하자는 시도를 한 것이죠. 이 때 일주일에 3번 정도는 기본으로 면접을 보러 다녔습니다. 면접관으로 만났던 분이 면접에서 만났던 회사에서 다른곳으로 이직을 했구요. 면접 당시엔 탈락했지만 다른 회사에서 함께 일해보면 어떠냐는 제안으로 트릿지에 합류 합니다. 오전 9시 출근하고 새벽 2시에 가는일이 많았어요.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인 만큼 내면적으로나 스킬적으로 큰 성장을 할 수 있었죠. 자의반 타의반으로 압축적 성장을 이루어냅니다. 이를 토대로 전자책을 발간해요.


트릿지는 2020년 10월에 합류하고 2021년 8월에 퇴사를 해요. 10개월 짧은 시간 동안 압축적인 성장을 했어요. 2021년 12월쯤 패스트캠퍼스에서 전자책 100인 저자 선정을 한다는 이벤트를 보고 원고가 없는 상태로 저자 지원을 합니다. 2022년 1월 덜컥 저자에 선정 되었어요. 2022년 7월에 전자책을 발간 했는데 약 6개월 간 고통적인 창작생활을 합니다. 출퇴근 시간에 도저히 글이 써지지 않아 회사 가까운 곳에 고시원생활을 2개월 정도 하면서 탈고 과정을 가졌습니다. 우선 결과가 나와야 하니 나보다 초보자에게 무언가를 알려준다는 접근으로 '스타트업 채용 입문자를 전문가로 만드는 실전서' 라는 제목의 전자책을 세상에 내놓게 됩니다.


트릿지에서 퇴사하고 공백기를 가진 이후 2022년 2월에 패스트파이브 채용담당자로 입사를 했어요. 공교롭게도 패스트캠퍼스에서 전자책을 발간 했는데 전혀 맥락이 없던 연관성이었습니다. 오피스플랫폼 패스트파이브와 인생을 바꾸는 교육 패스트캠퍼스는 패스트트랙아시아를 지주회사를 둔 법인이에요. 같은 뿌리이긴 하지만 저에겐 우연의 일치 였죠. 트릿지 퇴사와 패스트파이브 입사를 했던 공백 기간 동안 하루에 3시간씩 걸으며 무의식을 부여잡는 훈련을 해요. 의도한것은 아니었지만 집안에만 있던 시간들이 답답해서 보냈던 시간이 큰 의미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차가운 기흥호수공원을 하루에 3시간씩은 걸었던 때가 있었다


커리어 공백기는 욕망에 솔직해진 순간들이었어요.


이전까지 물질적인 욕망에 대한 것들은 통제를 하며 살았다는 무의식을 알게 되었어요. 대한민국 정서상 특징인지 모르겠지만 돈을 밝히면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분위기가 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능하면 큰 집에 살고 싶잖아요. 좋은 세상 만들겠다는 꿈을 갖는 것 보단 현실적인 경제 활동이 좋은 퀄리티를 만든다는 것을 깨달으며 증명해가고 있습니다. 작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500원이라도 받고 만들면 퀄리티는 자연스럽게 좋아진다는 기본적인 가정인거죠. 더 나아가 이런 반복적인 순환이 내가 원하는 순간에 온전히 아이와 함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 같은거에요. 욕망에 솔직해지니 다소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현실적인 목표와 실천을 해보니 눈 앞에 있는 일들이 더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재직중인 기업에게 시간과 재능을 제공하고 현금으로 등가교환을 한다는 개념을 이해하고 마음은 더 편해져요. 커리어 공백기에 가졌던 자기확신 과정은 상급자에게 내 권한을 맡기기 보단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힘을 만들기도 했어요. 야근 싫어하실거에요. 생각해보면 의미없고 눈치 보는 야근이 싫을뿐이에요. 큰 맥락 안에선 축적의 시간이 필요해요. 이런 축적의 시간이 쌓여 자신만의 세계관이 생기면 남들이 무엇을 하는지 덜 살피게 되더라구요.


채용쪽으로 커리어를 전환하려고 했을 때 탑 티어 탤런트들을 많이 만나보았어요.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앞서 간 사람들에게 답을 찾아보려고 했고 그 이유를 찾아 사유하고 소유했죠. 지금과 같이 장문의 글을 쓸 수 있던 이유는 축적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느끼는 패스트파이브는 자율적인 권한과 책임이 있는 곳입니다. 제가 경험한 이전 기업들의 문화가 유사해서 그런지 상급자의 디렉팅이 부족하더라도 저에게 '우선 시작하는 힘' 이 있어요. 새로운 일을 하면서 방향성이 어긋나는 경우도 있겠죠? 이를 방지 하려면 '중간 보고'가 필수 입니다. 무언가 제멋대로 시작했지만 방향성의 수정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어요. 우선순위를 조절해가기도 하면서요. 자율적인 결정이 있고 책임 보단 '책임감'을 가지면 됩니다. 사내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TF를 통해서 알 수 있던 조직적 맥락이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른 포스팅으로 다뤄볼게요.


앞으로 다른 직무로 이동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지속적으로 채용담당을 할 수도 있구요.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중요한 것은 2023년엔 '미래가 예측이 안되는 행동' 에 집중하고 있다는거에요. 구상이 생기고 확신을 가지면 그대로 실천 하시길 바래요. 지금까지 느낀 바로는 사람의 역량 차이가 크게 없더라구요. 먼저 선점하는 사람이 있고 그걸 꾸준히 하는 사람이 살아남아요. 대중들에게 기억될거구요.


70대 어른들에게 물어보면 50대가 제일 좋았다고 해요. 그 이유는 어차피 잘될거 젊은 날 괜히 마음 졸였다는거죠. 미래를 걱정하기 보단 실천에 집중해보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에게 중요한 순간에 항상 좋은 사람들이 있었어요. 확신과 실천은 제가 했지만 커리어를 전환하는 시기마다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 많았죠.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세요. 그러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모일 겁니다.


김정훈 링크드인 1촌 맺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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