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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라 Dec 09. 2020

스크린샷.

 아이폰에서 내가 제일 많이 쓰는 기능은 스크린샷이다. 가보고 싶은 곳이나 가지고 싶은 것, 마음에 드는 문구, 기억하고 싶은 정보는 물론이고, 카카오톡 캡처, 사진의 일부분을 확대해서 캡처한 사진까지. 스크린샷 앨범에 2000장 가까운 사진들이 남겨져있다. 핸드폰 용량이 부족해서 사진첩을 정리하려고 들어갔다 놀랐다. 2018년에 사고 싶어서 캡처해두었던 가방을, 어제 또 해놓았다.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2년 사이에 취향은 바뀌지 않았구나. 나머지는 이걸 정리해놔야겠다. 이것들만 정리해도 용량이 생기겠다. 문제는 어떻게 정리하지.

  카테고리별로 사진앨범에 넣어 정리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러면 또 스크린샷 사진만 쌓일 것 같다. 쌓아두기만 하고, 보지 않을 것이 뻔해 이 방법은 탈락시켰다. 사진 아카이브가 편한 플랫폼을 생각해봤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생각보다 없는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 기록한다면, 태그를 다르게 달아서 한번에 검색할 수 있게 정리하고, 블로그에 하면 카테고리 당 한 게시물을 써서 계속 수정해나가면 될 것이다. 음. 나쁘진 않지만, 한눈에 들어오는 느낌이 아니라서 탈락.

결국 앱 ’Concepts’의 무한대로 커지는 종이를 활용하기로 했다. 한참 열심히 쓰다가 요즘은 안 쓰던 어플이다. 영상을 만들 때 이것저것 구성하다 보면 적고 싶은 게 많아지는데, 종이가 끝없이 커지는 특징이 마음에 들었다. 조금 쓰다 보니까 페이지를 바꿔야 하면, 흐름이 끊기고, 볼 때도 귀찮은데, 그럴 일이 없다. 카테고리 별로 한 페이지씩 주고, 관련된 것들을 한 장에 다 모은다는 생각으로 정리할 것이다. 문구는 문구대로, 가방을 가방대로, 옷은 옷대로. 사실 맘 같아서는 모두 인쇄해서 잘라서 오려 붙이는 아날로그식 스크랩북을 만들고 싶지만, 2000장을 그렇게 정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잃어버릴 일 없고, 언제든 수정 가능한 스크랩북을 전산으로 만들어서 스크린샷 앨범을 정리해 볼 생각이다. 2020년의 마지막 목표라고 생각하고, 예쁘게, 아니 알아보기 쉽게, 아마도 내 취향껏 만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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