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생 물욕이 넘치는 사람이다. 항상 뭔가를 살 궁리를 하면서 사는데, 요즘 꽂힌 것은 조거팬츠, 맥북, 노트.
밖에 나갈 일이 줄어들면서 옷 쇼핑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당연히 쇼핑몰 홈페이지를 보고 있는 시간도 줄었다. 그런데 친구가 생일선물로 조거팬츠를 사달라고 한 후로부터 조거팬츠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친구 생일선물을 고르다가 내 것도 고르게 되고, 캡처를 하나씩 하게 되고, 링크를 저장해두게 되고... 그러다가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정말 나갈 일이 없게 돼서 관심이 사그라들었었다. 다시 학원을 매일 가게 되면서 눈이 가고 있는 아이템이다. 이미 검은색이 있긴 하지만, 매일 같은 걸 입을 순 없으니, 분위기가 다른 오트밀이나 연한 노란색... 사실 이 기세면 이번 주말에 주문을 할 것 같다. 고민거리는 몇 개를 사느냐의 문제뿐. 이미 사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
맥북은 1-2년 전부터 사고 싶었던 아이템이다. 학과의 특성상 컴퓨터로 하는 과제가 많지 않았고, 복수전공 마저 시험 위주의 과목이라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가 영상편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래서 아이패드를 구매했다. 물론 노트북과 패드의 역할이 나뉘어 있긴 하다. 글씨나 그림을 노트북에서는 자유롭게 구동할 수 없으니, 패드의 능력이 필요하다. 반대로, 여러 레이어를 깔면 살짝 버벅거리는 패드의 단점을 노트북이 분명 해결해 줄 것이다. 맥북이 아니어도 되지만, 이미 애플 생태계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이왕 노트북을 산다면 맥북을 사고 싶다. 거기에 더불어 파이널 컷을 사용해보고 싶다. 사고 싶지만 고민하는 이유는 당연히 가격. 2021년에는 살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이미 여러 개 샀고, 또 살 생각을 하고 있는 노트. 모순덩어리인 나는 사진과 영상을 좋아해서 전자기기와 가깝게 살면서도, 기계치이다. 그래서 편하게 써 내려가고 싶은 글은 손으로 쓰는 걸 더 좋아한다. 그래서 필기 등도 노트에 하고, 일기도 노트에 쓰는 게 좋다. 키보드 치는 느낌마저 좋아하지 않았다면, 내 모든 기록은 노트에만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자주 쓰고, 좋아하는 만큼 노트를 살 때 신중하다. 제일 중요한 건 내지의 상태. 백지보다는 모눈이나 줄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줄이 있다면 촘촘한 것보다는 넓은 것을 좋아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건, 사이즈. 너무 작은 건 글을 쓸 때 불편하고, 큰 건 휴대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항상 선택하는 사이즈는 a3정도. 마지막으로는, 표지가 중요하다. 물론 아주 주관적인 선택이지만, 요즘은 사진이나 일러스트가 가득한 노트에 눈이 간다. 벌써 12월에 들어 3권의 노트를 샀고, 1권은 쓰는 중이다. 펜과 종이가 내는 소리가 꽤나 좋다.
쓰고 보니, 사고 싶은 것들이 아니라 사고 있는 것들이라고 제목을 바꿔야 하나 싶다. 아직 맥북은 사고 싶은 것에 해당하는 거니까! 언젠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