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은 어쩌면 새로운 만남이 시작되는 출발의 장소이자 익숙했던 것으로부터 잠시 멀어지는 이별의 장소.
어디로 떠나는지는 모르겠으나 마중을 나온 한 가족이 공항 앞에서 서로를 부등켜 안고 펑펑 울기 시작했을 때 나는 그때부터 공항이 항상 설렘만을 갖고 있는 장소는 아니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이민을 가는 것인지 어쩔 수 없는 노동살이를 위해 떠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의 울음을 기억하는 이 장소는 이별의 공항이 될 것이었다. 등을 지고 떠나가는 이에게 가족은 손을 마구 흔들었지만 소년은 눈물을 닦으며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꿋꿋하게 앞을 향해서만 걸어갈 뿐이었다.
그들의 이별 장면을 뒤로하고 다음 공항으로 이동해 택시에서 내리는데 트렁크에서 베낭을 꺼내주던 택시기사가 Bye Bye라고 손을 흔들었다. 그냥 잘가라고 건네는 말도 모두 이별처럼 들려서. 설렘을 갖고 떠나온 공항에서 가슴 한 켠 어딘가가 아려왔다.
설렘이 아닌 이별을 맞이한 공항이었다.
살면서 이별을 맞이하게 될 때 이별의 말은 항상 다정해야만 한다. 이별은 끝남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출발선이기 때문이 되기 때문이다. 각자 자신을 위한 목적있는 여행이라라는 것을 염두해준 채로 떠나가는 이들의 앞날을 뜨겁게 응원하고 빌어줄 수 있어야 한다.
이별이 아프지 않고 멀리 떠나서도 따듯하게 평안하도록.
이별의 순간이 오면 언제나 뜨겁게 포옹하고 언제나 다정하도록 인사하자. 잘가. Bye. Bye. 떠나가는 이의 뒷모습이 점이 되어 희미해질 때까지 안녕을 흔들어준 택시 기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