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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oo May 07. 2020

당연한 감사, 마음의 봄

동네 운동 산책 한 번 나가면 2시간이 훌쩍이다.


동네에 이런 꽃이 있었나? 익숙했던 장소인데 새롭게 느끼는 건 나뿐만이 아닌 것 같다. 딱히 놀러 가지를 않으니 동네를 새로운 눈으로 본다.

평소라면 바삐 지나가기만 했을 늘 있는, 아니 '있는지도 몰랐던 동네 나무'인데. 사진도 여럿 찍히고 요목조목 주목을 받는다. 그리고 "예쁘네~" 칭찬도 받는다.

당연하게 있던 평범한 것들이 다르게 보인다.





앗, 사진 좀 찍고 꽃구경 살짝 했는데 2시간이 지났다니?


집 입구에서 들어오기 싫어하는 강아지와 아이들이 이해가 된다. 별 거 안 했는데 벌써 2시간? 아~안 들어가아~~~ 하다 배고파서 들어왔다.



햇빛 충전을 해서, 의욕적으로 토스트를 만들고 홈카페를 오픈!


계란 우유 물을 입힌 프렌치토스트에 치즈, 야채 볶음을 올린다.

칼집 낸 소시지도 돌려가며 구워주고,  베이컨 이불을 덮고 진한 커피 한 잔도 같이!


작아졌다가도, 이런 작은 일에 기분이 좋아진다.

마음이 작나 보다. 하하.

잠깐 멈춰서 돌아보면 좋았던 일도 많고, 감사할 일도 많거든.

후후,

역시 카탄지! (카페인, 탄수화물, 지방!) 최고!









요즘 느낀 건-


고마운 사람에게 감사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과, 당연함에 감사하기.


당연한 사람, 당연한 상황,
내 옆에 있는 것, 잘해주는 것, 웃어주는 것..
당연한 사람의 친절한 마음은 당연하지 않고 감사하다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나에게 친절한 사람보다는 불만이 있는 사람에게 더 신경을 썼다. 좋게 보이고 싶어서, 마음에 들고 싶어서, 혹은 나에 대해서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을 풀고자, 더 나은 관계를 위해서 등등의 이유로. 물론 두 부류 모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불만의 기울기는 더 심해지기만 하고 서로의 역할은 정해져 버린다. 그러다가 문득, 나 뭐 하는 거지? 왜 내 에너지를 밑 빠진 독 같은 부정적인 구덩이에 끝없이 부어야 하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돌아보니 나는 나에게 고마운 사람들에게는 덜 신경 쓰고 덜 웃었다. 바보처럼.



이제 나는 다시 돌아갈 것이다.

친절한 사람에게 고마워하고 다정한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야지.



당연하지만 새로운 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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