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Roo May 13. 2020

너그러운 리시안셔스

.


리시안셔스는 꽃 한 송이만 보면 꽤 화려한 레이스 치마 같다.


여러 겹의 꽃잎과 종 모양으로 펼쳐진 모습은 중세 시대의 풍성한 치마가 떠오른다.


.


한 송이만 보면 화려한데, 막상 꽃다발에 있으면 메인을 받쳐주는 조연의 느낌이다.

어느 꽃과 있어도 튀지 않고 잘 어울린다.


.



모임에서도 보면 그런 사람이 있다.

많은 말을 하지는 않지만, 가운데 앉아 있는 건 아니지만, 화려한 옷을 입은 건 아니지만.

왠지 그 사람이 있으면 중심이 잡힌 느낌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는 아니어도 편안한 중심을 잡게 해주는 사람. 화제의 꼭대기에서 있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남들을 올려주는 사람. 남을 칭찬하는데 인색하지 않은 사람.


.


.


.


보이는 그대로 그리는 것도 재밌는데,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시점을 섞는 그림이다.

이번 리시안셔스는 정면에서 꽁! 누른 스타일로 그렸다.  

(민화를 좋아해서 영향받은 것도 있다.)









#

비가 온 뒤의 나뭇잎이 젖은 냄새는 아직 꿉꿉한 장마철이 아니라서 기분 좋게 느껴진다.


그리고 요즘 우리 집 홈 카페에 자주 등장하는 버섯 오픈 토스트.

제철 마늘쫑을 같이 볶았더니 씹는 재미도 있다.

갓 내린 고소한 커피와 바삭한 토스트를 먹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눈을 감고 웃으며 음~ 소리가 저절로 난다.

사소한 일상에서 감사하며, 계절을 느끼며.. 좋은 에너지로 리시안셔스를 마무리했다.








#


윈저 앤 뉴튼의 대형 수채 패드에 잎을 한 겹, 한 겹 올린다.

마음이 기분 좋게 차분해진다.


너그러운 리시안셔스 -Have a Green day~

매거진의 이전글 4월의 라벤더 리스, 응원의 퍼플 -핸드폰 배경화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