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리힐데 Apr 09. 2023

죽었던 이가 되살아났다면?

부활, 기쁨을 새기다

이별을 겪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내가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 믿었던 존재의 죽음, 영원할 것 같았던 시간들에 속수무책으로 마침표가 찍혔던 그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그런데 갑자기 그가 온전한 모습으로 내 눈앞에 나타났다면 어떨까요?

갑자기 아픈 곳 하나 없이 나타나 되살아났다면, 내 마음은 어떨까요?



부활절



그리스도인들에게 오늘은 일 년 중 가장 행복하고 기쁜 날입니다. 몇 번이고 보내왔던 부활절이었지만, 오늘은 그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 하루였기에 이렇게 글을 남겨 봅니다.


죽음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혹은 이별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그가 내 곁에 돌아오기를 바라본 적이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아예 살아나는 것은 바라지도 않을 테니 딱 한 번만, 단 1분만이라도 눈앞에 나타나게 해달라고 빌어본 분들도 많을 테지요.


그래서인지 오늘은 제자들의 마음에 무척이나 동화되어 보냈던 하루였습니다. 예수님과 동고동락했던 시간들, 모두들 가족과 같았던 분위기, 그 중심에 계셨던 분의 돌아가심.



그렇게 슬픔과 절망, 혼란 속에 지내던 가운데 듣게 된 예수님의 부활소식. 내가 목숨만큼 사랑하던 이가 다시 살아나셨다니..! 그를 만질 수 있고, 눈을 마주칠 수 있고, 함께 웃고 먹을 수 있다니. 얼마나 좋았을까요? 얼마나 벅찼을까요? 얼마나 기뻤을까요?



나의 주님께서 죽었다가 다시 깨어나셨다.

예수님의 부활은 제자들에게 '감사함', 그 자체였을 것 같습니다. 부활은 제자들에게 신앙의 증거가 되었고 그로부터 생겨난 '감사'의 마음은 제자들로 하여금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순교'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복음을 전하며 그들은 각자 십자가를 짊어질 용기를 냅니다. 스스로의 십자가를 지고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부활 이후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 19-20)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그리고 보라,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을 내가 너희에게 보내 주겠다. 그러니 너희는 높은 데에서 오는 힘을 입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어라"(루카 24,46-49)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 21-23)


오늘은 부활절입니다.

내가 일생을 바쳐 바라보던 예수님이 죽었다면? 그리고 그의 부활을 전해 들었다면? 나는 얼마나 기뻤을까 생각해 본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나 또한 하느님의 자녀로서, 예수님의 마지막 유언을 어떻게 지키며 살아야 할까 고민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저의 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성경 속 상황들을 기억하며, 힘들 때나 무서울 때나 기쁠 때나 나태할 때나, 그때에 맞게 예수님과 대화하는 삶을 살 것. 그리고 예수님의 부활에 감사함을 언제나 간직할 것.



즉, '감사'와 '기도'의 삶을 살 것.


유명한 스포츠 선수인 김연아와 손흥민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 같은 기도를 반복했다고 합니다.

"경기에서 꼭 이기게 해 주세요" 혹은 "실수하지 않게 해 주세요"와 같은 기도가 아닌,

"제가 건강하게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게 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년에도 우리는 이따금씩 찾아오는 불안과 공포를 맞이할 것입니다. 언제나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오는 감정들이지만, 이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무기는 '감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신기하게도 지금 감사함을 갖는 순간,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을 자주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폭풍우와 파도가 아니라, 우리에게 손 내밀어주고 계신 예수님, 그분께 집중하며 걸음을 내디뎌보면 어떨까요? 우리가 어디에 있든 주님께 집중하는 한, 우리는 고요함의 한가운데 있을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부활을 축하하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작가의 이전글 예수의 신성을 나는 믿기로 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