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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SIKee Apr 24. 2019

홀로 있어보니

카페에 앉아

앞산이 보이는 카페에 앉아 있다. 남녀가 감미롭게 부르는 팝송이 흘러나온다. 오늘 아침 분주하게 출발했다. 비록 집에는 오늘 쉬는 날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오로지 나만의 시간으로 채우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항상 나만의 시간이 있다고 하지만 나는 직장 또는 조직에서 부여받은 직책으로 살아간다. 배우처럼 그 상황에 맞는 연기를 신나게 해야 된다. 그래야만 시청자들이 좋아한다. 막상 홀로 나서보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책을 읽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들었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계획은 없었다. 운전하면서 내 머릿속은 복잡하다. 이러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라는 인간이 혼자라고 의식해 본 적이 없었지 않았을까? 무엇이 나한테 좋은 영양분이 되고 힐링이 될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저 함께 있는 것이 좋고, 주위는 분주함이 익숙해서 고독은 낯설다. 40대 어느덧 중간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대학 생활은 4년 내내 항상 공동체에 소속되었다. 동아리 회장, 총학생회 간부 단체에 소속되어 단체가 이끄는 방향으로 내 몸을 맡겼다. 30대가 되어 회사는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를 실었고 나의 의지를 의탁하며 올바름과 그름을 인식할 틈도 여유도 없이 살아갔다. 뜨거운 용광로에 나온 철을 담금질하듯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 나 자신을 담글질하면서 보낸 30대. 그 끝에 도달했을 때 허망함과 의욕 없는 나 자신을 그대로 바라보았다. 인생의 다른 방향 전환이 되었어야 했다. 조직 내에서는 다른 비전과 동참하여 고갈된 나의 자아를 다시 채워 줄 수 있는 다른 무엇인가 찾아야만 했을 그때 학교가 나에게 손짓을 했다.


그때 나는 오늘 앉아 있는 똑같은 브랜드의 카페에서 홀로 생각했었다. 인생의 갈림길에 서서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한 시간이었다. 생각을 결정하는 많은 기법들을 동원하면서 미래에 올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어떤 리스크가 있을까 고민했다. 돈의 의미를 간과할 수 없었다. 많게는 절반이 줄어든 월급을 받으면서까지 내 인생의 의미를 찾아 도전할 만큼 비용과 맞바꿀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때 나를 잡아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더라도 나는 그 충고에 따르지 않았을거다. 고결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미래에 대한 나의 설계를 다짐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진정한 나를 찾고 제2의 나를 만들 계획을 할  것이라고. 젊을 때 만든 자소서에서 나의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할 때 이런 문구가 있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항상 가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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