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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Feb 29. 2024

환자는 병원비가 궁금하다.

치료를 망설이게 된다.

언제부터 의료에 ‘서비스’라는 말이 붙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 

‘서비스’라는 말이 붙기 시작하면서 환자에게 더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니 환자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병원 내에서 친화적이라는 것이지 지역 불균형이나 필수 의료인력 부족과 같은 상황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총선보다 의과대학 증원이 더 이슈다 보니 병원 이야기 쓰기가 좀 부담이 되기는 하다.      


의료서비스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환자나 보호자도 더 편하게 궁금한 점이나 불편 사항을 문의한다. 때론 경험을 바탕으로 병원에 개선 사항을 제시하기도 한다.      


치료 전 환자나 보호자가 병원비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의사나 간호사는 병원비를 정확하게 알 수 없고 원무팀이라고 해도 어떤 치료나 처방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안내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모릅니다’로만 일관할 수도 없다.      


N포탈 지식in에서도 병원비와 관련한 질문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그만큼 걱정되고 궁금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미리 병원비를 알 수 없으니, 치료나 입원계획이 막막한 것은 이해가 된다.      

대략의 병원비 발생 범위 정도는 안내할 수 있지만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듯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병원에서도 진료비 심사가 끝나봐야 정확한 병원비를 알 수 있고 진료비 심사는 퇴원이 확정되고 나서 시작한다.      


어떤 의료행위를 했느냐에 따라 병원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얼마면 된다던데’라는 주변의 말도 다 맞지는 않다. 개인마다 발생하는 병원비는 다르다. 

건강보험 유형이나 포괄 수가, 중증 등록 등에 따른 차이가 발생한다. 

치료나 수술 방법, 예후, 기저질환, 재원 기간 등에 따라서도 병원비는 차이가 있다.      


알려준 병원비보다 적게 발생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더 많이 발생한 경우나 비급여 처방 전 고지를 않았을 경우 큰일(?)이 난다.     

 

"고작 며칠 입원했을 뿐인데 병원비가 왜 이렇게 많이 나온 거요?"

"○○수술받으셔서 이만큼 병원비가 발생했네요."

"그걸 누가 몰라서 물어보는 거요?"

"우리 옆집 ○○은 똑같은 수술받았는데 병원비가 조금밖에 안 나왔던데 나는 왜 이렇게 많이 나온 거냐고?"

"혹시나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 봤는데 지금 병원비가 맞는 것 같습니다."

"에라이 순 도둑놈들 같으니라고, 병원비 많이 받아먹을 생각만 하는 구만"


원무팀(수납 창구)에서는 매일 같이 병원비 문제로 실랑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원무팀(수납 창구) 때문에 병원비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데 애꿎은 원무팀(수납 창구) 직원만 만신창이가 되고 도둑놈으로 몰린다. 의사에게 따지라고 했다가는 되레 불친절하다며 민원이 날아오니 묵묵히 인내할 수밖에 없다. 욕을 한 바가지나 먹은 원무팀(수납 창구) 직원의 멘탈은 탈탈 털려 먼지조차 남지 않을 정도다.  

   

사전 고지를 했지만, 못 들었다고 잡아떼는 상황도 있다.

동의서에 서명이 없다면 확인할 수도 없으니, 병원에는 귀찮을 정도로 수많은 동의서가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병원비를 할인해 달라는 요구도 심심찮게 듣는다. 

병원비는 깎을 수 있는 비용이 아님에도 지속하여 병원비 할인을 요구한다. 

임의로 받을 수 있는 비용도 아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정한 수가로 결정된다. 

청구된 비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적절한지를 다시 심사한다.     

 

병원비 할인은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로 보고 의료시장 질서를 해친다고 판단하여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특정 상황에 따라 할인하는 것이 문제없다는 취지의 판례가 있기는 하지만 제한적이다. 그러니 요구해도 병원에서는 병원비를 할인해 줄 수 없다.      


병원비를 미리 알고 싶어 하는 환자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병원에서도 명확하게 답변할 수 없어 답답한 마음은 똑같다.      


질병에 따라 꼭 필요한 약물이나 치료가 있지만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나은 치료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병원비 때문에 망설여진다. 

‘일단 치료부터 받으세요’라는 말은 환자에게 전혀 위안이 되지 않는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있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아직 부족하다. 

더욱이 경제활동이 줄어든 고령환자는 늘 병원비에 대한 걱정을 할 수밖에 없고 그런 고령환자가 늘어간다. 

병원비를 궁금해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보장성이 강화될 수는 없을까? 

역시나 재무사정이 문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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