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9.21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우리에겐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룰이 있었다. 공깃밥 천 원.
왼쪽은 2008년 기사 / 오른쪽은 2021년 기사
오늘날 어느 한 기사에는 천 원 공깃밥은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한다. 지난해 역대 최장 장마가 전국을 휩쓸면서 쌀농사가 대부분 흉년이었는데 그 성적이 52년 만에 최저다.
이런 이유로 쌀 가격이 수개월째 최고치를 찍고 있다 보니 배달 주문 시 메인 메뉴에 공깃밥 6-7개를 추가 주문하는 얌체스러운 일도 생겨났다.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음식값을 올리면 손님 체감 가격이 높아져 발길이 끊어질까 봐 반찬 수를 줄이고 공깃밥 가격을 1000원에서 1500원으로 하나 둘 인상하는 추세다.
올해 흉년 탓이니 다음 해 풍년이 되면 다시 가격이 내려오지 않을까? 나는 잘 모르겠다. 한 번 올린 가격은 대체로 떨어지지 않았다.
예전에는 주머니에 천 원만 있어도 든든했던 때가 있었다. 김밥 한 줄, 과자 두 봉지, 붕어빵 세 개.
고등학교 주변 오백 원짜리 컵떡볶이집과 대학가 오천 원짜리 백반집들은 이제 얼마나 남았을까.
천 원짜리 한 장은 우리에게 잔돈이 되어버린 요즘, 아이폰 가격이 해마다 인상되는 것보다 따뜻한 밥 한 공기의 가치 변화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긴 시간이 흘러 세상 물가에 맞게 가격이 인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공깃밥 값이 그대로이길 바라는 건 말이 안 된다. 어쩌면 그동안 사장님들의 인심 덕에 공깃밥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먹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천 원 공깃밥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것 같다.
안 그래도 코로나 19로 침체되어있는 외식업계가 높은 원자재값에 이중고를 겪고 있어 걱정스럽다. 올해에는 많은 것을 회복하고 수확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