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5.21
인터넷으로 맛집을 찾을 때나 쇼핑을 할 때 흔히 우리는 별점을 확인하게 된다.
나는 보통 찾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제일 먼저 평균 별점 4점 이상으로 필터링을 한 뒤 골라나가기 시작한다. 너무 좋은 말이 많으면 한 번쯤 의심이 들어, 그중 별점 1점짜리를 찾아 리뷰를 찬찬히 읽어본다. 100개의 좋은 후기들이 있지만 중간중간 보이는 악평이 더 뇌리에 남아 결국 처음 필터링한 리스트 중에서 최대한 안 좋은 후기가 없는 것들을 비교하여 최종 구매를 한다.
이 과정이 보통 나의 온라인 상 결정 프로세스다.
물건을 파는 셀러들과 이미지가 중요한 기업들은 댓글과 후기관리를 철저히 할 수밖에 없다. 아르바이트 사이트만 들어가도 '온라인 마케팅/타이핑 업무'를 쉽게 볼 수 있는데,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댓글 알바 블로그 후기 알바가 대다수다. 요즘에는 인기가 많은 유명 인플루언서들에게 광고를 요청하며 은근슬쩍 티 나지 않게 좋은 후기를 남겨달라 하기도 하는데 작년 '뒷 광고'논란으로 쓴 맛을 보기도 했다.
제품의 가짜 리뷰를 조사하는 미국의 스타트업 'FAKESPOT'에 따르면 'AMAZON'의 전자, 뷰티 제품군 리뷰 중 60% 이상이 허위라고 밝혔다.
심지어 너 죽고 나 살자 식으로 경쟁사가 타사 제품의 리뷰에 악플을 달아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며칠 전 연봉 100억의 수능 국어 1타 인터넷 강사가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나 음악산업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음원 사재기 사건 등 사실 우리 주변에는 이미 가짜로 만들어낸 순위 매김으로 사람들이 농락당했던 일은 허다하다.
지난해 2월 카카오는 다음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차트를 없앴고 국내 검색 포털 사이트 '네이버'도 이제 더 이상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검색어 순위는 홍보 및 마케팅에 악용되는 사례로 화제가 되고, 정치적인 이슈가 있을 때면 여론 조작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었다.
거대 광고판으로 우리의 호기심을 통제했던 '실시간 검색어', 이제는 능동적인 개개인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직접 찾아보는 시대가 되면서 사라지게 되었다. 얼마 전 국내에 상륙하여 화제였던 'Spotify'도 국내 음원 서비스와는 달리 음원차트가 없어 주목을 받았다.
검색어 순위 마케팅이 주 무기였던 기업들은 이제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다. 온라인 상의 구매 경험이 늘어나고 시스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정보의 다양성 속에서 선별 능력까지 생긴 현명한 소비자가 되었다.
무조건 별점 5점을 만들 생각부터 하기보다는 별점 1점을 3점으로, 3점을 5점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앞으로는 더 개개인의 신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비판된 목소리에는 진정 판매자의 발전을 위해주는 마음도 분명 있을 것이며, 고객의 눈높이를 맞춰주는 첫걸음에서부터 소비자들은 감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