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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엽 Aug 02. 2024

레이건 정부에 의해 되살아난 저축대부조합

저축대부조합 파산 사건 04

레이건 행정부가 시행한 것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저축대부조합을 금융시장에서 퇴출시킨 것이 아니었다. 그 반대로 이들의 규제를 풀어주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했다.



레이건 대통령의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한마디로 규제를 완화(deregulation)시켜 그동안 정책에 의해 묶여있던 족쇄를 풀어준 것이다.


근본적으로 파산 상태에 처한 금융기관을 정리하는 것이 시장의 순리에 맞지만, 이와 정반대의 정책을 진행하여 다시금 부활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나중에 이 규제완화로 인해 저축대부조합의 금융위기가 더 확장된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레이건 행정부의 관용 정책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나쁜 정책은 아니었으나, 타이밍이 적절하지 못했다.


이것을 관용정책(forbearance policy)이라고 불렀는데, 연방정부가 저축대부조합의 상황을 완전한 파산을 앞둔 지급불능(insolvency) 상태가 아닌, 단순히 자금이 부족한 유동성 부족(iliquidity)으로 오판한 것이다.



관용 정책 <출처 : 위키피디아>



이들(저축대부조합)에게 사업적 활용 기회를 제공한다면, 부실을 털고 극복할 것이라는 믿음이 그 배경이었다.


정부의 격려와 적극적인 행정 철폐


하지만 속사정은 따로 있었다.


저축대부조합을 감독하는 기관은 자신들의 역할이 이들을 퇴출시키는 것이 아닌, 사업적 활성화를 위해 격려하고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이런 배경에는 조간만 금리가 하락하여 다시금 조합의 예대 마진이 회복된다면, 수익성이 다시 살아날 것이고 이를 통해 과거의 역할(장기고정금리의 모기지 제공)을 충분히 수행할 것이라는 신념이 있었다.


그래서 연관된 법 적용에 대해 최대한 관용을 적용시켜 부실에 쌓인 조합의 퇴출을 지연시켰다.



1981년 경제회복세법을 설명하는 레이건 대통령 <출처 : 위키피디아>



실제로 1981년 112개의 부도상태에 놓여 있던 저축대부조합 중 16개가 부도에서 탈출했고, 다음 해에는 415개 조합 중 51개가 부도를 극복해 내었다.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저축대부조합


이런 결과는 조금만 저축대부조합을 보살피면 극복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을 확고하게 만들어 주었다.


당시 연방정부가 저축대부조합에 풀어준 규제 중 대표적인 것은 예금이자의 금리 한도를 풀어준 것이다.


아울러 기존의 저축예금 계좌에 묶여있던 제한을 풀어, 일반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당좌계좌(checking account)도 만들어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이를 통한 대출 및 신용카드 발급을 풀어준 것은 물론, 엄격히 제한되어 있었던 상업 목적의 부동산도 대출이 가능하게 길을 열어 주었다.



미국의 부동산 <출처 : 위키피디아>



자산의 구성을 다양하게 만들어 주면, 빠르게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었다. 사실상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을 관리 감독하기보다는 수익성을 회복하는 데 주안점을 둔 것이다.


확 풀어준 규제와 함께 서서히 생겨나는 사업 리스크


이에 더해 저축대부조합에 예금을 맡긴 사람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예금의 보험 한도 금액을 기존 4만 달러에서 10만 달러로 대폭 증액시켰다. 이러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자 돈을 싸들고 저축대부조합에 맡기기 시작했다.


예금자들은 해당 조합의 부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자율이 높은 곳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결국 대부조합이 망해도 최소한 10만 달러 내에서는 연방정부가 지급 보증을 서 준 꼴이었다. 묶여있던 족쇄가 풀리자 날개를 단 조합은 훨훨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모기지 론으로 구성된 채권 <출처 : 위키피디아>



이런 분위기 속에 새로운 저축대부조합의 설립과 시장 진입도 허용해 주었다. 신규 발급의 허가 건수는 81년 25건에서 83년 47건, 84년에 133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무리한 영업 방식에 따른 탐욕의 결과


연방정부가 밀어주는 상황에서 저축대부조합들은 고위험 고수익 부문에 투자를 늘려나가기 시작했고, 결국 무리한 방법의 결과(탐욕과 욕심)는 대부분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키팅 파이브'의 주인공인 찰스 키팅의 모습 <출처 : 위키피디아>



이 시기에 발생된 대표적인 사건이 1988년에 폭로된 키팅 파이브라 불린 '찰스 키팅 사건'과 1984년에 발생된 '컨티넨탈 일리노이 은행'의 구제 사건이었다.


두 사건 모두 도덕적 해이라 불릴만한 대표적인 금융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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