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매수(LBO)의 시작과 마이클 밀켄 이야기 1
지금부터 약 37년 전에 상영되었던 올리버 스톤 감독이 만든 영화 '월스트리트(1987년 상영)'는 지금도 경제사를 다룬 내용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장면이 있다.
바로 영화 내에서 월스트리트 금융을 주무르는 악명 높은 금융가인 고든 게코가 한 말이다.
참고로 주인공 중 한 명인 게코는 법의 테두리를 교묘히 벗어나 불법적인 방법으로 주식거래를 통해 거부가 된 인물이었다. 그가 영화 속에서 한 말은 다음과 같다.
“여러분, 핵심은, 탐욕은 좋은 것이라는 점입니다. 탐욕은 옳은 방향으로 실행해 왔습니다. 삶을 위한, 돈을 위한, 사랑을 위한, 지식을 위한 탐욕이 다양한 모습으로 인류의 발전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탐욕만이, 여러분 명심하십시오, 텔다 제지뿐 아니라 미국이라는 또 다른 부실한 기업을 구해줄 것입니다.”
그의 말은 돈을 위한. 자산을 벌기 위한 탐욕은 좋은 것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세상이 발전해 왔다는 논리였다. 결과적으로 많은 돈을 버는 것만이 인류의 행복을 가져왔다는 의미였다.
탐욕의 사전적 정의는 ‘지나치게 남의 것을 탐하는 욕심’으로 성경에서는 7대 죄악의 하나로 다루어져 왔을 만큼 부정적이고 나쁜 뜻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시작된 이후 오직 돈만이 최고의 숭배를 받는 세상이 되면서, 탐욕이라는 단어만큼 의미가 크게 변화된 용어도 없을 것이다.
그러면 탐욕은 무엇일까?
사실 탐욕 이전에 욕망이라는 단어가 선행된다. 욕망은 ‘무언가 부족함을 느껴 어떤 것을 가지고자 하거나 탐하고자 하는 마음’을 의미한다.
욕망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존재하며, 이를 위해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욕망을 올바른 방향으로 생각하면, 인류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모든 발명품과 제도, 규범을 확인할 수 있다. 사회와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다.
하지만 반대로 단순히 개인의 충족을 채우기 위한 욕망은 타락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그렇기에 욕망이 지나쳐 사회적 규범과 한계를 넘어서는 탐욕으로 번지게 되면, 고대로부터 교만과 함께 가장 큰 죄악으로 여겨져 왔다.
대표적인 것이 고리대금에 대한 금지였다.
누군가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자본을 빌려주고 이에 대한 합당한 대가, 즉 빌려준 돈에 대한 이자를 받는 것에 대해 성경은 금지해 왔다.
사실 같은 유대인들(이스라엘 민족)에게 이자를 받는 것을 철저히 금지했지만, 이방인에 대해서는 이를 허용했다. 같은 민족의 어려움을 이용해 재산 증식을 하지 말라는 의미였지, 돈거래를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하지만 고리대금업을 제도적으로 성장하고 끌어낸 이들은 유럽에서 천대와 멸시를 받던 유대인이었고, 현재도 전 세계의 금융권을 쥐락펴락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뉴욕의 월스트리트이며 여기서 게코는 탐욕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던 것이었다.
영화 속에서 그를 부러워하고 추종하는 이들이 생겨나면서 ‘성공’이라는 열차에 올라타고자 하는 사람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게코는 점점 더 주체할 수 없는 욕망의 화신으로 변하며 주가 조작을 통해 오직 돈을 벌어 부를 축적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는 자본주의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러한 게코의 실질적인 성공 모델이 되었던 사람이 존재했는데, 바로 1980년대 차입매수(LBO, Leveraged Buyout) 방식을 사용해 당대의 거부가 된 마이클 밀켄이었다.
마이클 밀켄은 게코와 달리, 욕망의 화신은 아니었다. 그가 이룬 새로운 투자 방식으로 지금의 사모펀드 업계를 이룬 선구자적 인물이었다.
지금도 생존해 있으며, 아직도 ‘금융업계의 선구자’와 ‘희대의 사기꾼’이라는 극과 극을 오가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이번 장은 차입매수에 관한 내용과 함께 마이클 밀켄에 관한 내용을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