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하고 지질하게 동네 한 바퀴

들어가는 글

by 이춘노

사람이 누워서 생각하면 얼마까지 버틸 수 있을까? 그냥 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다. 아마도 일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안식은 휴일이고, 휴일이 아닌 날에 쉬는 휴가는 1년을 버티게 하는 오아시스이다. 그러다 문뜩 학창 시절에 여름이며, 겨울이며 방학 기간 동안 한 달 이상 학교에 가지 않았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꿈이라 생각하고 산다.

그런데 막상 그러한 꿈같은 일들이 일어나도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가족과 나의 삶의 쉼표를 위해서 40세가 다가오는 2020년 휴직을 결심했다. 수많은 조언과 충고가 난무했고, 실제로 휴직까지 실행하면서 많은 문제가 있었다. 아마도 휴직을 떠올리면 육아를 위한 가족적인 삶이나 본인을 위한 투자를 여행으로 실행하는 여러 책을 보았지만, 현실적인 휴직은 그러한 것과는 정반대였다.

군대 이후로 혹사한 삶에서 누적된 몸의 피로와 돌보기 힘들어서 애써 외면하고 싶던 가족을 챙기면서 미래를 꿈꾼다는 것이 2일의 휴일로도 5일 이상의 휴가로도 그렇다고 30일 정도의 병가로 해결되기는 어려웠다.

생각해보면 지난 9개월의 휴직은 남들에게 보이기에 특별하지도 않았으며, 이야기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휴직 일기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러한 기록을 이 공간에 올리는 이유는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싶었다. 휴직은 그렇게 환상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이다.

이 글은 단순하게 도피하고픈 현실에서 휴직을 꿈꾸지만,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선택을 감행한 저자가 알려주는 휴직의 경험담이다. 저자는 휴직 기간에 경험한 것을 통해서 깨달은 현실 속 내 모습을 되돌아보며 같은 선택하려는 사람들에게 한 가지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언뜻 보면 찌질한 휴직 일기이지만, 동네를 9개월간 돌았더니 국토를 횡단한 거리를 걸었다. 멋진 이벤트는 만들지 못했지만, 결국 나는 그 틈에서 수없이 치열하게 나를 변화시키고 있었다.

찌질한 휴직이지만, 매주 1편씩 글을 올리며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그냥 가볍게 읽고 어느 세상에선 이런 사람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주면 감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