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후 출발선 앞에서
“휴직하지 마. 그러다 돌아오지 못할지도 몰라.”
누가 나에게 이런 충고를 했다. 충고보다는 일종의 경고였다. 법적으로 정해진 휴직의 기회는 있지만, 직장인이 휴직을 시도하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물론 여기서 말하는 휴직은 육아휴직이 아니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노총각에게 남들이 말하는 정상적인 휴직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과거에 학교를 다니면서 휴학은 했었다. 그것도 입대를 위해서 휴학을 했지만, 그 이후로 긴 취업 준비생을 하면서도 미친 듯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했다. 그렇게 고생해서 들어간 직장. 그리고 6년 넘게 다닌 직장에서 “나 이제 쉴 거야.” 선언하면 누가 좋아할까? 그래서 대부분 휴직은 극구 반대했다.
대부분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의 상황이 견디지 못해서 쉬는 상황이라면 막상 복직은 더 힘들 것이다.” 이러한 충고인지. 경고인지 모를 이야기 말고도 현실적인 문제도 존재했다. 휴직 기간은 돈 한 푼 나오지 않는 백수 아닌 백수의 삶으로 모아놓은 돈으로 생활을 해야 했다. 게다가 막상 복직해서도 각종 미뤄둔 사회보험들의 비용을 할부로 내느라 길게는 1년에서 반년 넘게 허리가 휘어도 승진도 저 멀리 사라질지 몰랐다.
아마도 평범한 사람이라면 휴직을 하지 말아야 했다. 정말로 정상적으로 세상에 동화되는 삶을 살아가야 했다면 난 절대로 휴직하면 안 되었다. 주변 거의 모든 사람이 말리는 그 일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 난 휴직을 했다.
주변에 휴직이라는 말을 꺼내면서 참고 견디는 시간이 참 길었지만, 막상 오로지 내 선택으로 결심을 하고 휴직을 상사에게 말하고, 서류와 실제 휴직까지 불과 20일도 걸리지 않았다. 물론 직업의 특수성과 주위 직원들의 배려가 있었다지만, 참 그동안의 고민이 무색하게 그 시간은 정말 순식간에 일어났다.
그리고 모든 반대를 나의 판단과 결심으로 결론이 난 상황에서는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또한, 누구도 충고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이미 일어난 일이기에 모두 관찰자의 관점에서 말하고 나를 대했다. 솔직히 홀가분할 것 같았지만, 또 다른 관심의 표현이 부담스러워서 휴직이 되는 2020년 4월 1일이 되기 전날까지도 미친 듯이 일을 했던 기억은 또 다른 악몽이었다.
사실 나도 알고 있었다.
휴직은 정말 하지 않아야 했다. 그동안의 나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행동이고, 아마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런데도 휴직을 했던 나는 숨죽이며 휴직의 시작일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날은 2020년 4월 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