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일하고 싶다.
또 한 번의 퇴사를 더해, 다시 백수 생활 중이다. 지난 월요일에 한 회사의 최종면접을 보았다. 부사장님의 질문이 면접을 끝낸 후 3일 동안 머리를 스친다.
"제 동생도 회사를 자주 그만둬요. 1년 반 이렇게 다니고 이직하고 계속 이러는데, 희철님도 두번을 그랬네요? 희철님도 같은 케이스인가요?"
(그런걸까.)
질문의 의미가, '아니라면 아님을 증명해봐, 물론 시간이 많진 않아.'인 듯하여 명료하게 이유를 나열했다. 이력서 밖에 있는, 감정과 개인사에 호소한 다섯 문장 정도를 뱉어냈다. 내 다섯 문장이 질문자에게 명확한 답이 되었다고 보긴 어렵다. 그럼에도 감사하게, 질문자는 끄덕이는 고개로서 답변자의 말에 긍정했다. 나는 조금 안심하고, 잠시 유대를 느꼈다.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 봤으니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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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합격 이후 3차 최종면접까지 한달 여가 걸렸다. 그 간의 1,2차 면접 시에는 면접이 끝난 후 이틀 뒤에 해당 면접의 결과를 담은 문자 메시지가 왔다.
마지막 관문이었던 월요일 면접 이후, 오매불망 수요일을 기다렸다. '제발 줄을 놓든지, 당기든지 해 주세요.' 기다리는 마음은 이렇게 애달프다. 없는 듯, 안 한듯, 없던 일인 양 초조하게 기다린다. 안 기다리는 척한다. 백수의 삶은 내가 이끌지 않으면, 따를 것이 없어, 빈공간이 굉장히 많다. 넘치는 공간을 초조함으로 채우니, 몸은 풍선되어 하늘 멀리 날아갈 것만 같다. 둥둥.
지금 정신줄을 잡아야, 진짜 줄을 놓아졌을 때 지면과의 거리가 너무 멀 수 있다. 너무 높으면 추락이 뼈아프다. 진짜로 뼈가 아프다. 예상했던 수요일에서 하루 지난, 오늘 목요일 오후에 하소연처럼 써본다. 전화기 진동음에 움찔움찔하는 내가 우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