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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미 Mar 15. 2021

책 출간의 꿈을 이루고 싶다면, 지금 브런치 하라

오늘은 좀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브런치를 통해서 책 출간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솔직히 여기 계신 분들이라면 책 한 권 출간하는 꿈 마음속에 품고 살지 않나요. 아닌가요...?


브런치에서 발굴된 모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풍문이 전해져 옵니다. 어쩐지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 금방 기회가 찾아올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하지만 브런치 작가가 되는 것부터 만만치 않습니다. 몇 편의 글을 샘플로 보내 무려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익스클루시브 멤버만 글을 쓸 수 있는 플랫폼이라니, 뭔가 도전 욕구가 생깁니다.


어째 어째 심사를 통과했다고 해도 시원치 않은 반응에 금방 의욕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구독자 한 명 늘리기는 얼마나 어려운지(그나마 있던 구독자가 언팔할 때의 충격..), 좋아요는 왜 이리 감질나게 찍히는지. 마치 나 혼자 허허벌판에서 목에 핏대를 세우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저 역시 100명의 브런치 구독자를 얻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던 것이 기억납니다.. 오히려 1,000명에서 2,000명으로 성장하는 게 더 빨랐네요. 이런 과정에 지쳐 얼마 못 가 포기하는 작가님들도 더러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브런치만큼 글 쓰는 사람을 위해 특화된 플랫폼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킵고잉 하시면 분명 어떤 방식으로든 기회가 찾아옵니다. 저 역시 브런치 덕에 몇 출판사에서 출간 제안을 받았고 결국 카시오페아 출판사와의 협업을 통해  <더 이상 웃어주지 않기로 했다>라는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브런치 덕에 캐스팅당했다고나 할까요.


요즘엔 독립출판도 흔하고, 적극적으로 출판사에 기고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이번 글에서는 책 출간을 꿈꾸는 작가님들이 브런치에서 존재감을 키워 기회를 얻는데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이야기를 두서없이 해보려고 합니다.



01.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런치는 글쓰기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다

브런치만큼 양질의 독자를 보유한 플랫폼은 또 없습니다. 브런치에는 기본적으로 '좋은 글을 읽고 싶다.'는 욕구가 있는 독자들이 유입됩니다. 요즘엔 글보다 이미지가, 이미지보다 영상이 대세인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죠. 따라서 작가로 자신의 팬 베이스를 구축하기에 브런치 좋은 플랫폼은 없다고 봅니다.


더군다나 브런치에는 여러 출판사 에디터들이 루키를 발견하기 위해 눈팅을 하고 계십니다. 눈에 띄기 위해 반드시 구독자가 많을 필요도 없는 것 같아요. 개성 있고 공감이 가는 글이라면 분명 출판사 관계자의 눈에 띄게 되는 날이 올 것이고 바로 출간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때까지 작가님들이 하셔야 할 일은 꾸준히 글을 써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눈에 띌 확률을 높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02 작가가 되려면 얼마나 필력이 좋아야 할까?

당연히 필력이 좋을수록 좋겠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저 필력이 좋기만 한 사람보다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이 결국엔 책을 출간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필력은 정말 가망이 없을 정도가 아닌 이상 어차피 퇴고를 거치며 수정하게 돼있습니다. 하지만 알맹이가 없는 것은 누가 해결해 줄 수 없습니다.


즉,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넘쳐흘러서 이를 어딘가에 기록하지 않고는 못 배길 때, 그리고 그 이야기들에 '일관된 주제'가 있을 때 책을 쓸 준비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풀어내고 싶은 스토리가 있는데 나는 글을 못 쓰니까 작가는 못되겠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일단 쓰고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Ketut Subiyanto 님의 사진, 출처: Pexels


03 통일된 주제가 있어야 한다

2번에서 언급한 내용과 비슷한데요. 신변잡기적인 글이 많은 브런치 특성상 테마가 중구난방이 될 수 있습니다. 책은 통일된 주제가 있어야 하죠. 그렇다고 너무 처음부터 주제를 의식하고 글을 쓰기 시작하면 오히려 글의 스펙트럼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초반에 주제를 정하는 게 쉬운 것도 아니고요.


그럴 경우 저는 일단 최대한 많이 써보시라고 추천드립니다. 기획 초반에 방향성을 결정하지 못하고 헤맬 때 일단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브레인스토밍 하는 것처럼요. 일단 많이 쓰고 나면 몇 편의 글에서 공통적으로 흐르는 줄기를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이를 키워드화 하시면 됩니다. 저 역시 처음부터 여성의 삶과 관련된 책을 출간하려고 목표를 잡았던 것은 아니에요. 다만 글을 쓰다 보니 나의 관심사가 '여성들이 더 주체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브런치에는 이를 돕는 좋은 도구인 '브런치 북'과 '매거진' 기능이 있습니다. 키워드가 비슷한 글을 향후 브런치 북이나 매거진으로 엮어서 포트폴리오화 하면 브랜딩 하기에 용이합니다.



 04 가독성을 제1 순위로 두자

스낵 컬처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장문의 글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통 문단은 글을 읽으려는 의지마저 꺾어버립니다. 글을 쓰고 나서 퇴고하는 게 실전입니다. 퇴고는 반드시 하셔야 하고, 그 과정에서 독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가독성을 높일 수 있는지 고려해주세요. 글의 각 부분별로 몇 가지 팁을 주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목: 글의 승부처다 눈에 확 띄면서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선정한다. 독자 입장에서 나라면 이 타이틀을 보고 글을 클릭할까?라고 질문해보자.


본문: 대부분 독자들은 브런치 글을 pc보다 모바일을 통해 읽는다. 따라서 발행하기 전 반드시 모바일 기준으로 레이아웃을 확인해봐야 한다. 분량은 A4용지 1.5 페이지 정도가 적당하다.


커버 사진: 웬만하면 사진을 포함시키자. 본인이 찍지 않아도 된다. 구글에 'Copyright free images'라고 검색하면 뜨는 사이트인 'Pixabay', 'Pexels'의 사진을 이용해도 좋다.


저는 중간에 한 줄씩 요약하는 말을 넣거나, 핵심 내용을 굵은 글씨로 하이라이트 하기도 합니다. 글이 길어질 수록 독자들이 중간에 탈주(?)할 수 있기 때문에 후크를 걸어두는 겁니다. 대충 스크롤하던 독자가 한 문장에 꽂혀서 글을 정독할 수도 있고요. 물론 이렇게 하지 않아도 매력적인 필력으로 독자들을 혼을 빼놓는 작가님들도 있습니다. 전 그 정도는 아니라서 노력을 해야해요 ^^.. 어쨌든 글의 라이벌은 영상과 이미지라는 걸 기억해주세요. 덜 자극적인 글로 승부할 때는 어떻게 하면 독자들의 시선을 최대한 오래 끌 수 있는지 고심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글이 최대한 널리 읽혀서 생명력을 얻는 게 목표라면요.



05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 꾸준히 하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학원이나 헬스장에 다닐 때 느낀 게 새해가 밝고 나서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보면 남는 사람은 전체의 20%도 안되더라고요. 꾸준히 하는 사람은 의외로 얼마 없고, 따라서 꾸준히만 해도 상위권에 들 수 있습니다. 비단 브런치 구독자수를 늘리는 것이나, 책 출간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인생사에 통용되는 진리 같아요.


경험상 브런치 채널은 완만한 곡선이 아닌 계단식으로 성장합니다. 꾸준히 자신만의 콘텐츠를 업로드하다 보면 언젠가 한 번쯤 소위 말하는 '잭팟'을 터뜨리는 시기가 오는데요. 브런치에 올린 글이 다음, 카카오 메인에 걸리거나 다른 플랫폼에 좌표가 찍혀 유입이 몇 만씩 늘어나는 때를 말합니다. 그 임계점에 도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묵묵히 쓰는 겁니다. 여러분이 내일 당장 그 잭팟의 주인공이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죠.



06 당신의 팬 베이스는 누구인가요

모두에게 사랑받으려는 노력이 별 효과가 없는 것처럼,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글은 그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저도 초반에 무난한 글을 쓰려고만 했었는데 밋밋해지기만 할 뿐 별 소용없더라고요. 저의 치부나 괴로웠던 경험을 드러낸 글들이 오히려 반응이 좋았습니다. 제가 주로 2040 여성들을 염두하고 페미니즘 베이스의 글을 쓰기에 (물론 깨어있으신 남성 구독자 여러분들의 응원 항상 감사합니다 ^^) 논란이 될 만한 내용들이 많다는 걸 압니다. 근데 뭐... 모두에게 예쁨 받으려고 글 쓰는 것도 아닌데요 (심드렁). 목표는 여러분의 글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팬 베이스를 확보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 쓰는 사람에게 '무난하다'라는 평보다 나쁜 것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럴 바에야 차라리 불편하고 무언가를 곱씹게 하는 글을 훨씬 좋아합니다. 그러니 좀 더 자유롭게 본인을 드러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별 일 없더라고요.


그럼 오늘도 모든 브런치 작가님들 화이팅입니다.


 



여성들이 더욱 주체적이고 단단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생활밀착형 페미니즘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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