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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결국 8:2로 흘러간다

by 두기노

파레토 법칙은 흔히 효율의 법칙이라 불린다.

전체의 80%가 사실상 20%에 의해 설명되고 좌우된다는 원리다.


이 단순한 수학적 비율은,

소득이나 자산의 분포, 사업의 성과, 고객 기여도 등과 같은

경제와 경영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네 인생의 명암과 음영,

사람과의 관계 설정이나 삶의 태도까지

삶의 본질을 비추는 은유처럼 다가온다.

되돌아보면, 대부분의 날은 소소한 일상의 반복이었다.
그러나 그 사소한 순간들이,
때로는 삶의 무게 전체를 결정짓곤 했다.

어찌 보면 삶의 20% 남짓한 순간이

우리네 희로애락의 80%를 좌우하는 것만 같다


고통과 기쁨

결핍과 충만

불안과 기대

고독과 교감

상실과 성취

후회와 결심

실패와 성찰

조급과 관조...


우리는 언제나 80%와 20% 사이를 오가며 살아간다


대부분의 감정은 부정으로 기울지만,

그럼에도 20%의 순간들이 있기에 인생은 빛난다.

기계적인 균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불균형 자체가 삶의 본래값임을
깨닫고 받아들인 순간,
나는 어느새 어른이 되어 있었다.


인간관계도 그렇다.
나눴던 대화 내용의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상대가 했던 말의 20%라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면,
그것은 내가 진심으로 경청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과 주고받는 행위의 80%가 형식이라 해도,
20%만큼은 그래서 진정성을 다하려 한다.


일 또한 다르지 않다.
아무리 냉정하게 보려 해도

회사생활의 80% 정도는 필요에 따른 반사적 행위다.
20%라도 몰입하며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주 5일 중 하루라도 설레는 출근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적인 커리어일지 모른다.


삶의 태도 역시 8:2로 설명된다.

겸손 80%에 자신감 20%를 얹어 나아가고,
감사 80%로 온기를 지키되 냉정함 20%로 현실을 직시한다.
신중함 80% 위에 결단력 20%를 더해 행동하려 한다.


이제는 안다.
8:2는 불균형이 아니라
희망으로 물든 황금비율이자,
존재를 움직이는 리듬임을.

그 간극을 지그시 응시하며,
나는 오늘도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앞으로 나아간다.


8:2를 오가며

받아들이고 깊이 사색하며 더 뜨겁게 살아가려 한다.

그래서 더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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