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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기노 Apr 04. 2024

홀로 아리랑 (조국을 위하여)

내 인생의 노래 (14)

국가 공무원을 뽑는 투표일을 이렇게 절실하게 기다려 본 적이 또 있었나 싶다.  당초 내게 22대 국회의원선거는, 미약하나마 소시민으로서 무능하고 무도하기 그지없는 검찰공화국에 경종을 울리고 경제/외교/민생 등 모든 분야에서 실정(失政)을 거듭하며 국민들을 무시해 온 현 정권을 심판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의 의미도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설명하기 어려운 뜨거움이 밀려와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그래서 재외국민투표 첫날인 3월 27일 아침 일찍부터 아자부주반에 있는 일본대사관 건물에 들러 설레는 마음으로 한 표를 행사하고 출근을 하였다.

요 며칠 점심 먹고 산책하며, 퇴근길에 그리고 자기 전에도 줄곧 유튜브로 조국 대표가 불렀던 ‘홀로 아리랑’을 들으며 상념에 잠기곤 한다. 조국혁신당의 돌풍에 감사하면서 조국 대표를 떠 올리면 정말 짠해진다. ‘조국’이라는 한 인간에 대해 많은 이들의 마음 한편에 켜켜이 쌓여 있던 미안한 마음이, 뭐라도 해주고 싶다는 간절한 의사표현과 행동으로 나타나 최근의 비례정당 선호도에 수치로 반영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보잘것없는 소인배인 나로선, 멸문지화나 무간지옥과 같은 무시무시한 단어로밖에 설명이 안 되는 너무나 폭압적이었던 검찰수사와 잔인한 언론보도를 겪으면서 그가 느꼈을 고통과 외로움에 대해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나조차 너무나 억울하고 답답했는데, 끝도 없이 깊고 어두운 수렁에 빠져있던 그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그때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극장에 가서 <그대가 조국> 영화를 보고 <조국의 시간> 책을 사서 읽고 난 후 페이스북에 소감을 적으며 조용히 응원하는 수밖에 없었다. 안타깝고 부끄럽게도.  


그런 그가 정치인으로 복귀했을 때 사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괜찮으실까? 솔직히 걱정되는 마음이 앞섰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건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특유의 부드러움과 명료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전의 이미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건한’ 조국으로 그가 돌아왔다. 그야말로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한 남자의 품격을 잃지 않는 복수의 눈빛과 힘 있는 목소리에 카타르시스까지 느끼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닌 것 같다. 몸도 영혼도 진정으로 ‘강한’ 모습이 무엇인지 목도하며 가슴이 뛰기까지 한다. 잘 견뎌줘서, 건강하게 돌아와서 그저 고마울 뿐인데, 그 이상으로 그는 우리에게 힘과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조국 대표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홀로아리랑>은 한돌이 작사/작곡하여 직접 불렀고, 서유석 등 여러 가수가 커버하기도 한 너무나 유명한 노래이다. 독도에 대한 언급 및 통일을 염원하는 내용이 가사에 들어 있고, 제목 외에 선율도 ’아리랑‘적인 부분이 있어서 한국인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노래이다. 그가 2011년 무반주로 불렀던 노래에 뒤늦게 반주를 입힌 버전을 듣고 있으면 조국 대표가 견뎌온 그 기나긴 고통의 시간들이 마치 내가 겪었던 일인 양 가슴이 아리고 먹먹해진다. 그 와중에도 자기를 잃지 않고 오히려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그를 생각하면 뭉클함을 넘어 울컥함이 몰려온다. 그저 경외롭다. 그래서 그가 잘 됐으면 좋겠고, 선택적 정의에 입각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운 검찰공화국 종식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이제는 그가 ‘홀로’ 가지 않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을 때이다.


이번 선거에서 조국 대표가 당초 목표로 내세운 10석을 훌쩍 넘어 조국혁신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정도까지 압승을 했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민주진보진영의 200석 이상도 확실해질 것이다. 노래를 들으며 한 인간으로서의 조국을 생각하고 다시 한번 내 조국(祖國)을 그려 본다.

https://youtu.be/CBBNTt3ySL0?si=u0aCbCZZXpNnoQQ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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