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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쿠나마타타 Jul 09. 2024

마음이 더 무거울까 몸이 더 무거울까?

똑같이 숨이 잘 안쉬어지는데 공황장애가 훨씬 힘든거였어.

갑자기 숨이 쉬어지지 않을때 어떻게 하세요?


월요일부터 감기에 걸렸습니다. 스트레스가 유독 심한 한주였는데 수요일부터 증상이 심상치 않았어요. 명상을 하면 잘 알아차리는것이 몸상태와 감정상태입니다.


저는 그리고 오늘 아침에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습니다. 이건 분명히 감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만 걷기만 해도 숨이 안쉬어져서 쓰러질거 같더라구요.


판단을 해야했습니다. 이대로 우버를 타고 응급실로 갈것인가. 병원을 예약해서 몇정거장 트램타고 갈것인가.

이건 버틴다고 약을 먹는다고 나아지는 상황이 아니니까요.


저는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너무 재밌는건 의사선생님도 똑같은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지금 그 경계에 있으니 두시간안에 나아지지 않으면 응급실로 가라고. 선생님은 지금 급성 폐렴인거 같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리고 집에 가려는데 걸을때마다 숨이 차서 걸을수가 없었습니다. 천식환자들이 쓰는 인헤일러를 처방해 주셨는데 저는 빨리 산소가 필요했습니다. 제 걸음이 조급해질때마다 누군가 비닐봉지를 씌어놓은 기분이더라구요.


그때 갑자기 명상가 ‘환희지’님의 ‘일상을 명상처럼’이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모든걸 멈추고 숨을 느리게 쉬운것부터 시작해 이 패닉상태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니 그제서야 제가 할수 있는게 보이더라구요.


아주 천천히 걸어 트램정거장에 왔습니다. 저의 몸과 마음을 온전히 저의 편으로 만들었습니다. 달팽이보다도 천천히, 저의 속도로 약국에 와서 모든 약들을 받아왔습니다.


명상이 아니였음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요? 평소처럼 패닉이 되어 길가에서 걷다가 숨을 못쉬어서 아마 엠블란스에 실려갔거나 발작으로 아찔한일이 일어났을수도 있겠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몸보단 마음이 훨씬 중요하다는걸 알았어요. ‘와 이렇게 아플수가 있나’라고 느낀 일주일이었습니다. 폐에 염증이 있어 폐를 강제로 열고 거기에 산소를 넣는 약 처방을 받았어요. 그럼 숨을 쉴수있거든요.



저는 예전에 공황장애가 있었어요(명상으로 극복했지만요)

그러면서 느낀건 같은 똑같은 ‘숨쉴수 없는 고통’인데 신체적인것보다 정신적인것이 훨씬 더 고통스럽다는 것이에요. 증상은 90%가 비슷하지만, 공황장애는 증상+죽음의 공포니까요.


걸으면 어지럽고 가만있으면 두통이 있어서 정말로 책도 못읽고 티비랑 영화보는 일밖에 할수 없네요. ‘노오력’병에 걸린 저로써는 아무것도 못하게 된 제가 ‘쓰임’의 앨리스 말고 ‘존재’의 앨리스로 살아보라고 우주가 가르쳐주는 한 주일인것 같아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저의 마음을 당장 기록하고 싶었을뿐,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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