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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 Dec 21. 2022

뇌를 위한 휴식


몸은 일정 활동 이후 피로감을 느끼고 휴식에 대한 신호를 준다.

그런데 머리는 그렇지 않았다.


머리는 휴식이 필요한 시점을 알려주지 않았다.

작업실에 도착해서 노트북을 펼치고 자판을 두들기는 순간이 돼서야

머리가 피로한 상태고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갑작스레 다가온 휴식시간에 뭘 해야 할지 난감해진다.

머리를 쓸 수 없기에 책을 읽는 것도 불가능했다.

대낮부터 술을 마시는 것도 내키지 않았다.

뇌 에너지를 탕진했기에 누군가를 만나서 감정교류라는 고난도의 놀이를 하기도 불가능했다.


그때부턴 하염없이 다시금 글을 쓸 수 있는 순간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그래서 여행을 하게 되었다.

한 달 동안 이어진 작업으로 한동안 쉬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다시 글을 쓸 수 있는 순간이 찾아왔다.


이제는 뇌의 휴식을 위해 작업방식을 4일 쓰고 3일 휴식하는 방식으로 취했다.

이것도 가끔 버거워져 3일쓰고 2일 휴식을 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제는 휴식을 위한 준비도 마련해서 책을 읽거나 전시를 보거나 여행을 하거나 누군가를 만나거나 하는 일정을 잡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휴식을 해야 하는 날, 아무런 일정을 잡지 않고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렇게 일상에서 명상을 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그대로 있는 그 순간에 나도 그것들과 함께 그대로 존재했다.

그 시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비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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