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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 Jan 05. 2023

캐릭터의 탄생

사교생활이 끝장나고 글쓰기가 이어지는 동안 외로움이 밀려온다. 글쓰기와 외로움은 늘 함께 동반된다. 글쓰기를 포기하지 못한다면 외로움도 포기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속수무책으로 밀려오는 외로움 속에서 글을 써 나아갈 때, 등장인물은 중요한 존재가 된다.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을 하는 과정은 낯선 이 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과 비슷하다. 


어떤 지점에 낯선 이에게 공감하게 되고 더 많은 얘기가 듣고 싶어 진다.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에 대한 인식은 이전과 달라진다. 


그 사람의 얘기가 앞뒤가 맞지 않을 때, 비밀을 숨겨 둔 채 이야기가 겉돌 때, 그와 친구가 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캐릭터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고 비밀을 숨기고 있다면 캐릭터는 구축되지 못한다. 


진정한 친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핍진성을 살려야 하고 그만의 비밀을 털어놓아야 한다. 은밀한 사생활에 관한 얘기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일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진정한 친구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로움은 그 과정을 하도록 만든다. 


아무도 깨지 않은 새벽 3시, 

누구에게도 연락을 할 수 없고, 

누구와도 대화를 할 수 없는 시간. 

외로움에 질식되지 않기 위해 나는 쓴다. 

캐릭터를 친구로 만들기 위해, 

그리고 그에게 감정이입을 하기 위해, 

진실로 그를 이해하기 위해. 


캐릭터는 그 순간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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