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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 May 21. 2019

인간이라면 세계일주는 한번 하고 죽어봐야 되지 않겠냐!






�‘그래! 인간이라면 세계일주는 한번 하고 죽어봐야 되지 않겠냐!’


라며 시작된 원대한 꿈. 세계일주.

대학 졸업 후, 입사 생활에 지쳐있을 때, 페이스북 여행페이지에서 세계일주 글을 봤어요.

더 하려고 하던 공부도 포기하고, 무조건 떠나자! 라는 생각으로 2년동안 돈을 모았어요.

그렇게 2018년 4월 8일부터 18평 우리집에서 넓고넓은, 길고 긴 지구라는 레이스에 첫발자국을 찍었습니다.




�불안한 시작


오래 준비해오던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니 실감이 안 나서, 나 진짜 가는 거 맞냐며 몇 번이고 물었어요. 울지 않을 줄 알았는데 엄마와 공항에서 헤어지면서 꺼이꺼이 울고, 러시아로 가는 비행기에서도 틈만 나면 울컥했어요. 여기서 울면 안 된다고, 앞으로 힘든 날이 많이 남아있다고, 처음부터 약해지지 말라며 계속 다독였고요. 


그렇게 고대하던 여행이였는데, 이상하게 하루하루가 가까워질수록 커지는 불안감과 초조함에 생각이 복잡해졌습니다.



'그냥 이대로도 좋은데, 굳이 고생길로 나가야하나?'

'지금이라도 포기할까?'

'괜히 몸만 다쳐서 오면 어쩌지?' 

'1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혼자서 이 넓은 세계를 어떻게 감당하지?'


이미 주변사람들과 sns에 '목표! 세계일주 완주!' 라며 떵떵거려놨기에, 포기하면 너무 쪽팔릴거같아서 그냥 그렇게 떠난거같아요. (ㅋㅋㅋ)



�실망은 실망에 꼬리를 물고


첫날 꿈에 그리던 러시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횡단했고, 인생 처음 유럽땅과 아프리카 대륙을 밟았습니다. 정말 사랑하는 남미 또한 역시나 처음 밟은 아메리카 대륙이구요.


그동안 좋은 일만 있었냐구요? 아니요. 


처음부터 실망이였죠. 모두의 버킷리스트라고 불리던 횡단열차에서는 라면으로 허기를 채우고, 식당에선 2만원짜리 스테이크라 불리는 쥐포를 씹었고, 앞자리에 앉은 아저씨는 저한테 치근덕대며 여자친구라고 불렀습니다. 

여행 시작한지 한달도 안되서 비행기를 놓치고, 공항에서 삼일동안 노숙했습니다. 

모스크바에 도착하자마자 거지한테 얼굴에 침을 맞고, 많은 인종차별도 당했어요. 

유럽에서는 여러번 도둑질을 당했구요. 마음고생중에 보금자리가 필요해서 간 런던 민박집에서 한 스탭알바는 지랄맞은 사장님때문에 마음 고생 꽤나 했습니다.



계획했던 일들은 모두 수포로 돌아가기 일쑤고, 기대하지않았던 나쁜일들을 많이 맞닥트렸죠. 매일 무거운 가방을 들고 낯선 도시로 이동하는 것도 힘들었어요.


처음부터 각오하고 나온 여행이지만, 감당하기엔 너무 벅찼습니다. 첫 한달은 억지로라도 버텼지만, 한달 이후 부터는 이렇게 힘든 고생을 왜 사서 하고 있냐며 맨날 집에 가고싶다고 엄마한테 징징댔어요. 행복하려고 나온 여행인데 행복하지가 않았어요.


�여행 최대위기. 사라져버린 나의 추억,노력,꿈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있었던 일이예요. 마드리드 근교인 세고비아를 다녀와서 동행들과 술을 거하게 마시고 숙소로 돌아와보니, 뭔가 허전한 느낌이...


눈을 감고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생생하네요. 술이 파바박 깨면서 보니, 두꺼운 좌물쇠로 잠긴 사물함은 뜯겨져있었고, 가방안에 있던 (한국에서 새로산)맥북,외장하드,usb와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복대에 들어있던 여권, 돈, 카드는 물론이고 주민등록증까지. (민증 아직도 없는 한국인 요기요)



잃어버린 물건보다 더 날 괴롭힌건, 날아가버린 나의 추억과 노력들.


원래도 출사를 열심히 다니던 제가 찍은 몇천장의 사진들과, 세계를 다니며 사람들을 인터뷰한 소중한 영상자료, 그 영상에 쓰인 많은 소스들. 하루하루 적었던 일기, 정보들, 그에 따른 원대한 꿈. 밤마다 생각나게 하며 눈물을 흘리게 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자살은 생각하지 않던 저인데, 그 단어가 머리를 스쳤어요. 무엇보다 한국이 너무 그리웠어요.



한달동안은 악몽이였죠.



계속 저에게 물었어요. 


‘이 돈이면 한국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는데, 나는 왜 이 고생길에 있는거지?’


‘한국 갈래? 한국 가고싶지? 친했던 친구들과 익숙한 이야기를 하고, 맛있는걸 먹고, 무거운 가방을 들고 힘들게 움직이지 않아도 돼.’


�계속 물을수록 돌아오는 답은


‘세계일주를 하겠다며 나왔잖아. 그래도 목표는 끝맺고싶어’

‘좀만 힘내면 이 우울한 시기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몸은 안다쳤으니 얼마나 다행인거야’

‘그래. 한번 더 해보자.’


제 목표에 대한 확신과 주변 사람들의 힘내라는 응원에 힘입어 다시 걸었습니다.


그리고 제 세계일주 로망이라고 생각하던 ‘남미’

6개월간의 남미를 여행하면서 행복한 순간에 있을때마다 들었던 생각은 

‘그때 버텨준 나에게 정말 고맙다’.


저에게 남미는 너무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들이였거든요.

만약 그때 한국으로 돌아갔더라면 이런 기분들 못느꼈을테니깐요.

그때의 제가 정말 대견스럽더라구요.


그렇게 위기를 한번 겪고 나니, 그 뒤에 있던 어려움들은 생각보다 훌훌 털어버리게 됐어요. 말만하면 슬픈얘기였는데, 이렇게 웃으며 얘기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죠. (훔쳐가줘서 고맙다 도둑시키야. 덕분에 여행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오)



�1년 후의 



최근에 책을 읽었는데 감명받은 부분이 있어 알려드릴게요.


한 철학자가 '브레닌' 이라는 늑대를 입양했데요. 철학자는 브레닌이 토키를 사냥하는것을 지켜봅니다. 번번히 토끼를 놓치기 일쑤였지만, 토끼를 보면 다시 눈을 반짝였다는 겁니다. 철학자는 생각했습니다. 인간은 언제나 좋은 감정만을 행복이라고 생각하지만 브레닌은 사냥이라는 본질 자체에 행복을 느낀다구요. (참고:어쩌다어른-문성욱)



신기했어요. 제가 브레닌처럼 여행 자체에 행복을 느낀다는겁니다. 물론 모든 만물을 다 껴안을 석가모니는 되지 못해도, 실패와 불행을 조금이나마 껴안을 줄 아는 사람이 되었어요.


�여행은? 인생이다!


여행하면서 즐거운 날, 우울한 날,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이 이어지다가 큰 위기를 겪고, 또 큰 행운을 맞기도 했어요.

되돌아 봤을 때 이 긴 여행이 결국 내 인생의 축소판인걸 깨달았죠.

인생도 마찬가지로 여러 곡선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가고, 결국은 끝을 보게 되는게 아닐까요?


좋아하게 된 말이 있어요

‘과거에 남으면 후회고, 미래에 남으면 불안이다’

‘지금’을 즐기는 사람, 또 여행자가 되고싶은 오지윤입니다.



�세계여행 총 정리

✔️369일(18.04.08~19.04.12>

✔️나라 22개국

✔️도시 69개국 

✔️비용 : 약 1800만원



�추천 여행지


✔️중남미편

1. 멕시코

2. 우유니

3. 아르헨티나



✔️유럽편

1.런던

2.스위스

3.이탈리아




�인간이라면 꼭! 가봐야한다고 추천하는 나라 ��MEXICO��


- 많은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멕시코를 제일 사랑하게 된 이유는, 세상 친절한 사람들과, 많은 도시들, 그에 따른 사람들의 생김새 또한 다르고, 자연, 문화도 엄청 다양해요! 그리고 싼 물가를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한달 계획하고 들어왔다가 두달 반동안 매력에서 못빠져나가고 있었단 실화...


- 제 개인적인 취향이라고 하기에는, 세계여행 한 많은 여행자들이 best라고 꼽는 곳이예요!


-위험한 나라라고 알고있는데, 위험한 도시는 정말 위험하고, 세상 평화로운 도시들도 많아요! 이건 진짜예요!







�세계여행을 하면 간 나라가 많으니 당연히 가고싶은 나라도 줄어들거라고 생각했어요.


여행하면서 만나는 사람에게 듣는 미지의 나라, 미지의 도시.


많은 하트,별표시를 한 구글지도가 아직 많이 비어있는걸 보면 저는 더 많이 여행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이제 여행역마살이 낀게 아닐까요.


또 언제 시작할지 모르지만, 다음 여행을 위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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