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정리하며
나의 책장에는 사이토 다카시(일본 메이지대학교 교수)의 책이 여러 권 있다. 편식하는 아이처럼 사이토 다카시의 책만 연달아 읽을 때가 있었다. 이사를 할 때마다 버리지 않고 챙겨 왔고, 책장에서도 잘 보이는 곳에 꽂아 두었다. 가끔 책 제목만 봐도 처음 읽었을 때 느꼈던 위로와 안도가 다시 전해지곤 했다.
누군가의 생각과 경험을 직접 듣는 걸 가장 좋아하지만 나의 좁은 인간관계로는 주제별로 원하는 만큼 대화를 나눌 수 없다. 그러니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부지런히 찾아야 한다. 사이토 다카시는 서울에 올라와 반지하 월세방에서 근근이 살던 내게 ‘책 좀 봐라’, ‘공부 좀 해라’며 아낌없는 조언을 해 준 사람이다. 덕분에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릴 때마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불안한 마음을 다스렸다.
어느덧 사이토 다카시를 안 지 10년이 넘었고, 정리할 때임을 직감했다. 책장을 정리하며 사이토 다카시를 보내주기 위해 밑줄 친 부분들을 다시 읽어 보았다. 이제는 새로운 친구들을 맞이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함이다. 가장 힘이 되었던 3권의 책에서 한문장씩을 남겨본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독서다'
'공부의 본질 중 하나는 희망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미래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