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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Jun 29. 2024

빅토리아 여행 1

2023.11.12.일요일

이번 주말 일기는 휴대폰으로 작성하는 거라서 사진 중심으로 썼다. 오늘은 빅토리아에 놀러가는 날이다. 1박2일의 짧은 여행이다. 빅토리아는 밴쿠버 다운타운의 앞바다에 있는 아주아주 큰 섬 밴쿠버섬에 있는 유명한 여행지다. 밴쿠버가 속한 브리티시 컬럼비아(줄여서 BC)주의 수도가 바로 이 빅토리아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캐나다 라인을 타고 브릿지포트 역에서 내려 버스 620번을 탔다. 빅토리아가 있는 섬에 가려면 페리를 타야하는데 나는 9시 표를 예약했다. 9시 배를 타려면 30분전까지 도착해서 발권을 해야한단다. 페리 타는 곳까지 전철 30분 버스 30분 잡으면 되지만 여기에 변수가 있다. 620번 버스가 거의 20-30분에 한대씩 있다는 점이다. 나도 나름 서둘렀지만 버스 시간이 애매하게 꼬여서 8시20분에 페리 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는 2층버스인데 올라가고 싶었으나 내리자마자 발권하러 가야해서 꾸욱 참았다. 내일 집에 갈때 2층에 타자. 

버스가 도착하자마자 바로 가서 발권을 하고 탑승장으로 향했다. 선착장이 꽤 크다. 한참 걸어가서 탑승장 도착. 8시 50분쯤부터 탑승이 시작되었다. 페리는 차량도 승선할 정도로 크다. 문득 제주도 갈 때 완도에서 이용했던 배가 생각난다. 




배의 여기저기를 구경하고 나서 식당으로 향했다. 여기 부페도 맛있다는데 내 위장이 작아서 그건 패스. 대신 간단한 식사를 셀프서비스로 주문하는 곳도 제법 맛있다고 해서 도전했다. 나는 스크램블 볼이라는 걸 주문해서 먹었다. 음. 나의 결론은 역시 서양 음식은 나에게는 좀 짜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동안 먹었던 다른 것들보다는 낫다. 그럭저럭 먹을만했다. 




밥을 든든히 먹고 페리를 한바퀴 산책하고 나니까 드디어 밴쿠버섬에 도착했다. 1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배에서 내리니 바로 선착장 바로 앞이 죄다 버스 정류장이다. 빅토리아 다운타운 가는 버스 정류장은 이미 줄이 어마무시하게 길다. 다행히 나는 다운타운에 아닌 부차드 가든이라는 곳으로 가는 버스를 탈 예정이다. 이 버스의 줄은 아주 짧다. 부차드 가든은 개인이 만든 정원인데 규모도 크고 이름다운 곳이라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다만 지금이 초겨울이라 꽃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안들르면 서운할 것 같아서 가기로 마음 먹었다.

참고로 이곳 버스는 밴쿠버의 컴파스 카드가 통용되지 않는다. 게다가 버스 기사는 잔돈을 거슬러주지 않는다. 버스비는 2.5달러이다. 그런데 5달러면 데이패스(종일권)을 살 수 있다. 나는 미리 검색하고 나서 오늘 종일권을 샀다. 한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서 드디어 부차드 가든에 도착했다. 입장료가 이만오천원 정도 되어서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내가 이곳에 다시 오지는 않을 것 같으므로 들어가보자. 



약 1시간 30분 정도 부차드 가든 산책을 했다. 나의 결론은 가볼만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제주도의 여러 볼거리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이 정도면 돈 내고 가볼만하다. 물론 꽃 피는 계절이 더욱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나름 가을 운치도 좋았다. 그리고 여기저기 이곳이 만들어진 사연이 잘 설명되어 있어서 좋았다. 물론 나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때로는 인간이 그곳에 손을 대었다면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정원은 애초에 채석장이었던 곳을 정원으로 만든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부차드 가든 산책 후 버스를 타고 빅토리아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그런데 날씨가 꾸물거리더니 비가 간간히 내린다. 저녁에는 해안가를 산책하다가 일몰을 보려 했는데 망했다. 그래도 일단 일몰 맛집이라는 곳으로 이동해서 상황을 보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갑자기 시위대가 나타나서 도로가 통제되었다. 버스가 더 이상 운행하지 않으므로 다들 버스에서 내리라고 한다. 내려서 보니까 무슨 전쟁 반대 시위인 것 같다. 규모가 큰 시위는 아니었으나 내가 가려던 곳에 가기는 어려울 듯하다. 

게다가 날씨도 사나워져서 몹시 춥다. 일단 가까운 해안가 뷰 포인트로 가는 버스로 갈아탔다. 그런데 버스 노선을 확인해 보니까 내가 걸으려던 그 길을 따라서 간다. 결국 그냥 버스 투어를 했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동네 한바퀴를 돌고 나서 잠깐 해안가 산책을 했다. 비가 조금 잦아드는 듯해서 짧은 산책을 했지만 이내 비가 많이 내려서 산책은 그야말로 맛만 보고 끝냈다. 




아쉬운 산책후 숙소를 찾아가 채크인을 하고 밤이 되어 드디어 기대하던 모습을 보러갔다. 바로 빅토리아의 국회의사당 야경이다. 이곳에 오면 1박을 하지 않는다면 마지막 배인 9시 페리를 타야하는데 이 야경은 여름에는 9시 이후에 가능하다. 하지만 겨울에는 6시쯤에도 볼 수 있다. 따라서 당일치기로 빅토리아에 오려면 겨울에 오는게 좋고 1박2일을 하고 간다면 여름에 오는게 좋을 것이다. 지금은 겨울이라 당일치기로 왔다 가도 된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 사는 친구와 만나기로 해서 1박을 했다. 

다운타운에 있는 숙소를 잡고 채크인을 하고 나서 야경을 보러 나갔다. 비가 내려서 많이 아쉽지만 그래도 나름 운치도 있다. 국회의사당은 낮에 보았을 때도 예뻐 보였지만 역시 밤에 보니까 더 예쁘다. 에펠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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