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딩을 하는 이유
과정이 중요한 시대
이제 아무도 모르게 묵묵하게 오랫동안 준비한 결과를 짠! 하고 내놓는 시대가 아니다. 결과보다는 시작부터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단계별로 보여주고, 설명하며 관심과 꾸준함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아마, 이건 나뿐만이 아니라 출판과 글을 기반으로 창작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큰 부담일 것이다.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시된 과정을 보다가 없던 관심이 생기도 한다. 그리고 뜻깊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또 흥미로운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대신 홍보를 하기도 한다.
소셜미디어의 이런 역할처럼, ‘만드는 사람들’은 가치와 창의성을 내세워 크라우드 펀딩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제작비를 모으는 것뿐 아니라, 마케팅에도 아주 유용한 툴이 되어 대기업에서도 뛰어들기도 한다. 그건,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킥스타터는 영미권의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이다.
킥스타터
킥스타터는 게임과 전자제품 Gadget이 대표적이지만, 다른 분야도 활발하다. 흥미로운 점은 출판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당초 정치와 기부를 위한 캠페인을 금지하던 킥스타터에서 아주 정치적이고 뜨거운 프로젝트들이 이곳에 있다. 더 재미있는 건, 출판으로 들어가면 저널리즘도 이 안에 있다.
미국의 만화 저널리스트를 아프가니스탄에 보내는 프로젝트, https://www.kickstarter.com/projects/tedrall/comix-journalism-send-ted-rall-back-to-afghanista-0?ref=discovery_category
홍콩 우산혁명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등이 여기에 있다.
https://www.kickstarter.com/projects/cori226/the-city-of-tears/description
펀딩 기간 중에 알았다면, 참여하고 싶었을 캠페인들이다. 이들은 킥스타터에서 거액의 금액을 모으는 캠페인들은 아니지만, 조용히 백커(후원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다. 백커는 이들의 시작을 돕고, 과정을 공유받으며 여정을 함께 하는 일이다.
이런 캠페인을 보며 울컥하는 마음은 지난 도서를 진행하며, 개별적이라고 생각했던 사건들을 찾아보며 들었던 마음과 다르지 않다. 지역과 시대는 다르지만, 반복되는 유사한 사건들을 엮어 크고 작은 영문 매체의 문을 두드렸지만, 답변은 없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일반 대중에게 직접 알려보면 어떨까? 그들도 참여할 수 있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시작 전부터 걱정이 앞섰다. 우려되는 것이 한 둘이 아니었지만, ‘콜드 바이 어나더 네임’ 이 책이 나에게 온 이유를 생각했다. 그것은 내가 영문도서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고, 문화가 빠르게 섞이고 있으며, 시대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펀딩에 실패해도, 킥스타터 사이트에 기록이 남으니 누군가 언젠가 시도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어젯밤에 써 놓았는데, 밤사이 목표를 달성했다.
오늘은 머리도 감고, 맥주도 마실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