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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나무 Apr 30. 2023

지킬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

그림책『나의 아기오리에게,『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 <나의 첫 질문책> 그림책 에세이

# 『나의 아기오리에게』 코비 야마다 글. 찰스 산토소 그림. 김여진 옮김. 상상의힘

#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찰리 맥커시 글·그림. 이진경 옮김. 상상의힘


지킬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생각하면서 성경 잠언서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라.” (잠언 4:23)

생명의 근원이 되는 마음을 지키라고 한다. 마음을 지킨다는 말을 다양한 관점에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독일 철학자 한스-게오르크 가다머 (Hans-Georg Gadamer)의 자기 교육이라는 말과 꼬리잇기처럼 연결되었다. 


“교육은 자기 스스로를 교육하는 것이다. 도야는 자기 스스로를 도야하는 것이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교육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어서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가치를 두는 것에는 모두가 다를 수 있고 그에 따라 다양한 삶의 방식이 전개된다. 자기 자신을 어떤 존재로 보느냐에 따라 인생이나 세상을 대하는 삶의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일 것이다. 교사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학생을 보는 시선이나 교육의 방향에 교사의 가치관이 투영될 수밖에 없다.


해마다 학기초가 되면 우리 교실 뒤편 게시판 양쪽을 차지하는 현수막이 있다. 바로 미덕의 보석들과 격려 카드이다. 우리는 본래 완전한 사랑의 존재이고, 우리 안에는 빛나는 미덕의 보석들이 들어있어서 우리가 꺼내서 반짝반짝 빛나도록 하자고 말한다. 영적인 존재인 우리는 이 지구별에서 생명의 빛을 피워서 각자 고유의 배움을 통해 영혼의 성장을 이루어간다. 혼자서는 할 수 없기에 많은 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인생이라는 놀이터에서 좋은 인연으로 만난 우리가 서로 격려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즐겁게 배우자는 의미에서이다. 우리가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내가 믿고 있는 것인 셈이다. 


삶에서 중요하게 지킬 만한 가치를 나에게 말해주는 그림책을 만난 기쁨을 어떻게 숨길 수 있을까? 공교롭게도 상상의힘 출판사에서 나온 두 그림책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과 『나의 아기 오리에게』이다.

나의 아기 오리에게 그림책 표지

『나의 아기 오리에게』의 귀여운 주인공은 솜털이 보송보송한 아기 오리다. 아기 오리와 함께 하는 주옥같은 이야기는 짧지만 따뜻하고 진정한 삶을 향한 여정에 용기를 준다. 

편한 것보다 용감한 것을 선택해.

다리가 후들거리더라도 네가 믿는 것을 위해 당당하게 맞서.

용기와 두려움은 종종 함께 찾아와.

너 자신에게 상냥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

깊이 들이마시는 숨결은 너에게 건네는 작고 다정한 위로야


너그러워지길

네가 나누었던 것들이 최고의 선물로 되돌아오게 될 거야


다른 누군가를 위해 곁에 머무를 줄 알아야 해

따스한 행동은 따스한 감정으로 연결되지


살아 숨 쉬는 모든 것들에 친절하기를 


감사는 행복으로 가는 비밀의 문이야

감사할 줄 알면 감사할 일을 더 많이 찾을 수 있을 거야.〕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그림책 표지

찰리 맥커시의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의 여행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자신에게 친절한 게 최고의 친절이야.” 

두더지가 말했습니다. 

“우린 늘 남들이 친절하게 대해 주기만을 기다려……. 

그런데 자기 자신에겐 지금 바로 친절할 수가 있어.” 두더지가 말했어요. 

“용서하기 가장 힘든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야.”


“어떤 것도 친절함을 이길 수 없어.” 

말이 말했어요.

“친절함은 조용히 모든 것을 압도해.”


“살면서 얻은 가장 멋진 깨달음은 뭐니?"

두더지가 물었어요.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는 것", 

소년이 대답했습니다.〕

단순하고 소박한 그림을 곁들여 자신과 모든 생명의 존재 가치를 인식하고 사랑, 친절을 나누며 감사하는 하루를 만들어가라고 조곤조곤 이야기하고 있다. 

“시대를 초월한 지혜로 가득찬 이 그림책은 마음이 이끄는 삶을 위한 다정한 안내서이다.” 

출판사 소개글처럼 너무 직설적인 도덕교과서 같지만 나에게는 오래 소장하면서 두고두고 펼쳐보고싶은 멋진 그림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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