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하는나무 Apr 30. 2023

나는 어떤 커다란 꿈을 품을까?

그림책『미스 럼피우스』, 『작은 눈덩이의 꿈』

미스 럼피우스 그림책 표지

# <나의 첫 질문책> 그림책 에세이

# 『미스 럼피우스』 바버러 쿠니 글·그림. 우미경 옮김. 시공주니어

# 『작은 눈덩이의 꿈』 이재경 글·그림. 시공주니어


“너는 꿈이 뭐야?”

“넌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이 다음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1학년이든 6학년이든 상관없이 초등학생이라면 빠지지 않고 비슷한 활동을 하는 게 있다. 바로 꿈을 탐색하는 과정이다. 꿈에 대한 질문을 하고 꿈 자랑을 하고, 자기의 꿈을 그림이나 글로 표현하는 활동을 한다. 어떤 아이들의 꿈은 그때 그때 관심사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확고한 꿈 하나를 일관성있게 말하는 아이도 있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아이도 많고, 꿈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괜찮다. 말 그대로 꿈을 찾아가고 탐색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2학년 <알쏭달쏭 나> 단원에서도 나를 탐색하는 중요한 활동 중의 하나가 ‘나의 꿈 말하고 표현하기’이다. 

자기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한 아이가 나에게 묻는다.

“선생님은 꿈이 뭐예요?”

그러자 옆에 있는 아이가 대신 대답해준다. 

“야, 그거 선생님이지.”

아이의 대답에 까르르 웃고 넘겼지만 정말 선생님이 내 꿈의 전부일까?

나의 큰 꿈에 대해 생각하니 그림책 『미스 럼피우스』가 떠올랐다. 내가 어린 시절부터 품고 있었던 꿈과 매우 유사하고,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스 럼피우스』는 《최고로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 《달구지를 끌고》, 《나의 작은 섬》, 《엠마》 등 많은 그림책을 만들고 그린 바버러 쿠니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한다. 

엘리스, 미스 럼피우스, 루핀 부인, 세 사람인 것 같지만 모두 그림책 주인공 한 사람의 이름이다. 

꼬마 엘리스는 바닷가 마을에서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며 세 가지 꿈을 마음에 품는다. 

그리고 그 꿈을 하나하나 이루어간다. 스스로를 믿고 도전하고 시도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용기와 기개가 참 대단하고 멋지다. 여자니까, 시간이 없어서, 여건이 안 맞아서 등 온갖 이유를 대며 꾸물거리거나 핑계되지 않는다. 


“어른이 되면 아주 머나먼 세계 여행하기

할머니가 되면 바닷가에 작은 집 짓고 살기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책을 좋아하여 도서관 사서로 일을 하는 미스 럼피우스는 아주 먼 나라의 이곳 저곳을 여행한다. 여행지마다 잊을 수 없는 친구를 사귄다. 세계 여러 나라 여행을 마치고 바닷가에 작고 예쁜 집을 지어 두 번째 꿈도 이룬다. 마지막 소원은 좀 어렵다. ‘이미’ 아름다운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스 럼피우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루핀 씨앗을 사서 들판이며 언덕을 돌아다니며 꽃씨를 뿌린다. 고속도로 곁에도, 시골길에도, 학교 근처에도, 교회 뒷마당에도 한 움큼씩 씨앗을 뿌렸다. 이듬해 봄이 오자 들판도 언덕도 파란 꽃, 보라 꽃, 빨간 꽃들로 뒤덮이고, 온 마을은 온통 환한 꽃밭이 되었다. 해마다 루핀꽃들은 더 많이 피어났다. 처음에 이상한 사람이라고 놀리던 마을 사람들은 미스 럼피우스를 존경의 마음을 담아 루핀 부인이라고 부른다. 이제 할머니가 된 루핀 부인은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머나먼 세계 이야기를 들려준다.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해야 한다고 친절하게 말해준다. 


나의 큰 꿈은 내 존재로 인해 ‘이미’ 아름다운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빛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삶의 모든 것은 내가 품은 커다란 꿈을 이루어가는 여정이다. 가정 살림을 꾸리는 것, 자녀를 양육하는 것, 학교에서 아이들을 품어주고 이끌어주는 일, 아름다운 세상을 여행하며 멋진 풍경에 감탄하는 일, 내 마음을 바라보고 마음의 모든 감정들을 풀어주는 것, 건강을 위해 운동하고 땀흘리는 것,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것, 공동체 텃밭에 씨앗을 심고 생명이 자라는 것을 돌봐주는 것들 모두 그렇다. 

크거나 작다, 하찮거나 대단하다고 분별하는 것은 분별하는 마음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작은 눈덩이의 꿈』처럼 끊임없이 굴러가고 멈추지 않는 것이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 높은 산의 정상에 오르듯이 오늘 하루의 몫을 성실히 하는 것이다. 그림책 작가를 꿈꾸며 그림책을 필사하고, 에세이 쓰기에 도전하는 것도 이 여정의 하나이다. 

작은 눈덩이의 꿈 표지







                    

작가의 이전글 지킬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