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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나무 Apr 30. 2023

성공이 뭐라고 생각하니?

그림책『100만 번 산 고양이』, 『곰과 피아노』


# 그림책 에세이(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 『100만 번 산 고양이』 / 사노 요코 / 비룡소

# 『곰과 피아노』 데이비드 리치필드 글그림 / 김경미 역 / 재능교육


많은 그림책 중에서 누군가에게 선물할 그림책을 고르라면『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을 꼽을 정도로 무척 좋아한다. 평소에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비슷한 부분이 많기도 하고 의외의 전개로 놀라게도 한다.

“넌 성공이 뭐라고 생각하니?”

“사랑하는 것”

소년의 질문에 대한 두더지가 대답을 듣고 ‘맞아, 그렇지!’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성공은 대단한 어떤 지점에 도달하거나 원하는 것을 쟁취한 상태가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그래서 성공을 목표로 앞뒤 가리지 않고 달리지 않는다. 

본래 사랑에너지 그 자체인 우리가 이 삶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서 사랑을 빛내는 것이다. 

사랑은 우리 모든 존재의 본질이다. 때를 알고 활짝 피어난 봄꽃들도, 초록초록 돋아나는 어린 잎이나 새싹들에서도 사랑을 느낀다. 제 생명의 소명에 맞게 피어나고 자라고 지는 모든 과정이 그 생명의 성공적인 모습이다. 

곰과 피아노 그림책 표지


숲을 환상적으로 그린 그림책 『곰과 피아노』은 성공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아기 곰은 이상한 소리가 나는 물건을 발견하고 매일 두들겨본다. 처음에는 이상한 소리가 점점 아름다운 소리로 바뀐다. 숲속 친구들도 곰의 연주를 좋아한다. 피아노 치는 곰은 화려한 도시의 멋진 공연장에서 연주하고 박수갈채를 받는다. 돈도, 명예도 넘치게 얻었다. 

곰의 성공 이야기는 이 지점이 절정일까? 

하지만 곰은 그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숲으로 돌아온다.

사랑하는 친구들 앞에서 숲 속 연주회를 하며 마음의 충만함을 누리며 함께 즐거워한다.


내 일상의 모든 과정에서 사랑의 본래성을 인식하고 나와 모든 존재를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사는 오늘 나는 성공한 하루를 보낸 것이다.


점심시간이면 옆에 앉아 조잘거리는 아이에게 “선생님, 사랑해요.” 라는 고백을 듣는다. 특수반 대상자인 9살 남자아이다. 학기초에는 학교에 가기 싫다고 아침마다 엄마와 실랑이를 벌인다고 해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제는 즐겁게 학교에 온다.


80이 넘은 우리 엄마는 이제 전화할 때마다 먼저 사랑한다, 고맙다고 말씀하신다. 물론 내가 어렸을 때나 청소년기에나 결혼해서 독립한 이후에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다. 평생 농사꾼으로 자식을 키우며 근근히 살았지만 엄마의 모든 삶도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100만 번 산 고양이 그림책 표지


사노 요코의 『100만 번 산 고양이』는 100만 번이나 고양이로서의 삶을 살다가 100만 번이나 죽음을 맞이한 고양이가 주인공이다. 진정한 사랑을 만나기 전까지 100만 번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고 100만 번의 죽음은 슬프지 않았다. 죽음보다 더 큰 사랑을 하고 온 마음으로 울고, 행복하게 죽을 수 있었다. 


무엇이 성공인가에 대한 랄프 왈도 에머슨의 시는 언제 읽어도 마음에 와 닿는다.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건강한 아이를 낳든

작은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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