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펭귄 - 빌 비숍
지금 당신이 사업이나 영업을 하고 있으면 반드시 '고객'을 맞닥뜨릴 거다.
마음 맞는 고객이 있으면 좋겠지만 대게는 그렇지 않다. 특히 아래와 같은 고객을 만나면 속이 뒤집어질 거다.
- 비즈니스를 가볍게 여기는 고객
- 시간 낭비하게 만드는 고객
- 요구사항이 너무 많은 고객
- 견적을 깎으려는 고객
- 결제를 질질 끄는 고객
- 약속 시간에 늦는 고객
- 경험과 지식을 의심하는 고객
진짜 이런 고객과 만나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후... 그럼에도 꾹 참아야 한다.
왜? 어떤 고객과도 거래를 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어떤 고객이라도 관계를 끊으면 재정적 자살이라고 느끼니까. 아무리 혐오스럽고 자존심을 짓밟아도 말이다. 먹고살려면... 이번만 참으면... 하며 이게 세상사 이치라 믿는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틀렸다. 노예 짓이다. 그만둬라. 고객들로부터 칼자루를 빼앗아 와라!
방법은 '패키징'에 있다.
더 이상 노예로 살고 싶지 않으면 당신의 고객에게 특별한 '무언가'를 말하라. 모두를 위한 고객은 버려라.
책 <핑크펭귄>에 나오는 말이다. 저자는 모든 고객들을 상대하지 말고 원하는 고객과 비즈니스를 하라고 조언한다. 그게 옳게 된 사업이자, 지속성장할 수 있는 비법이라고. 동의한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고객과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 중요한 건 제대로 된 방법을 모른 뿐이다.
무튼 이제부터 저자가 말하는 그 방법을 알려주겠다.
우선 인간 본성을 알아야 한다. 많이도 아니다. 딱 하나만 알면 된다.
인간은 더 많은 돈, 더 큰 집, 더 멋진 차를 가지고 싶어 할까? 물론 그렇다. 누구나 갖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걸 뛰어넘을 만큼 원하는 한 가지가 있다. 그게 뭘까?
바로, '갖고 싶어 하는 것을 가질 수 없게 될지도 모르는 무언가'이다.
인간은 무언가를 가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잡아채려 한다. 그게 사람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해도 그렇고, 정말로 원하는 것인지 모를 때조차도 그렇다. 일단 가진 다음에 자세히 살펴본다. 그게 더 안심되니까. 이런 충동 현상은 인간의 비축 본능에 속한다.
앞으로 손에 넣을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이 생기면 보다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마련이다. 특히 명품이 그렇다. 당신도 이런 충동 경험을 해봤을 거다.
'오레오 시리얼'을 아는가? 서구권 사람들은 이 시리얼을 향수처럼 여기며 그리워한다. 왜? 그들 지역에선 더 이상 판매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이 시리얼이 한국에서 팔리고 있다는 소식이 퍼지자, 이걸 사기 위해 한국으로 원정 오는 외국인들이 나타났다. 심지어 자기 나라로 돌아가 되팔기도 한다.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시리얼조차 희소성이 생기면 구매하려 애쓴다.
우리는 이제 이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신의 사업 아이디어, 영업 비즈니스는 이제 모두를 위한 게 아니라고 고객들에게 말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장점이 있는데,
1. 당신의 잠재고객은 특권 클럽에 들어갈 수 없게 될까 걱정한다. 그런 걱정이 당장 그 자리에서 결정을 내리도록 이끈다.
2. 당신의 고객을 대등한 관계로 만들어 준다. 그들에게 간청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그들과 거래할지 말지는 당신이 결정하게 된다.
인간의 비축 본능 덕분에 충동이 일어난다. 이를 자극해 보자. 그러면 더 이상 고객에게 질질 끌려다니지 않아도 된다. 이것이 패키징 기법이다.
패키징 기법은 하나 더 있다.
잠재고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자아상을 패키징 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이를 강화하도록 돕는 거다.
저자는 이 방법이 효과 만점이니 명심하라고 한다. 그 방법은 고객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혹은 어떤 사림이 되고 싶은지 생각하도록 적절한 표현을 제공하는 거다.
당신이 바라는 이상적인 고객의 특성을 분명히 표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라. 예를 들면 당신의 이상적인 고객은 영리하며 개방적이고 전향적으로 사고하며 전문가의 조언을 존중하고 높이 평가하는 누군가라고 미리 언급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당신의 비즈니스를 훨씬 더 고급스럽고 한 차원 높은 것으로 보이도록 만드는 말들을 덧붙여라.
"우리의 새로운 비즈니스는 아무나 이용할 수 있는 게 결코 아닙니다. 오직 영리하며 개방적이고 전향적으로 사고하며 전문가의 조언을 존중하고 높이 평가하는 고객만을 위한 것입니다. 만약 고객님이 이에 해당하면 이 새로운 비즈니스에 관심을 가질 겁니다."
이렇게 높은 프레임 전략을 구사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저자의 경험에 따르면 사람들은 매우 긍정적으로 반응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본인이 그런 종류의 사람이라고 믿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반대인 경우는 개차반 같은 인간군상인데 누가 스스로를 그렇게 믿고 싶어 하겠는가?
이제부턴 이런 표현들을 이용해 보자. 이렇게 하면 당신은 잠재고객이 자신의 자아상을 패키징 하도록 도울 수 있다. 그들 스스로를 묘사하고 싶은 표현들을 손에 쥐어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마치 일반인에게 의사 가운이나 판사 의복을 입히는 거와 같다.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패키징하고 이에 걸맞은 사고와 행동을 하게 만든다.
이 방법은 노련한 마케터라면 누구나 이용하는 기법이다. 자동차 광고에서 멋있는 외모를 가진 사람이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드라이빙을 하는 모습을 왜 보여주겠는가? 스스로 바라는 자아상을 그려보게 하기 위해서다.
요점은 이거다. 당신의 비즈니스는 아무나 이용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특정 요건을 갖춰야 자격이 된다고 잠재고객에게 말하라. 그러면 그의 마음속에 심리적 변화가 일어난다.
그들은 더 이상 당신을 굴종시켜야 하는 '을'로 보지 않는다. 자신의 바람직한 자아상을 이루고 강화하도록 도울 수 있는 '갑'인 전문가로 존중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그렇게 형세를 역전시켜 놓음으로써 당신은 업게의 펭귄 무리에서 단연 돋보이는 '핑크 펭귄'이 된다는 점이다. 다른 사업자나 영업맨들이 하지 않는 무언가를 하기 때문!
기억하자. 사람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한 가지는 '갖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는 두려움이 드는 무엇'이다. 또한 '사람들은 긍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하고 강화하고 싶어'한다.
이 기법이 효과적인 이유는 당신이 처한 상황의 실제적 진실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팔고 있는 무언가는 실제로 모두를 위한 게 아니지 않나? 그것이 무엇이든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지 않을 테니까.
만약 당신이 돈 백만 원짜리 지폐를 나눠준다고 상상해 보라. 과연 모든 사람이 그 돈을 넙죽 받을까? 절대 아니다. 대부분 망설인다. 심지어 도망가는 사람도 있다. 이를 실제로 실험해 본 유튜버가 있어서 하는 말이다.
결국 공짜 돈조차 모두를 위한 것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이 기법이 빛을 발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당신의 비즈니스를 찾지 않는 사실이 오히려 도움이 되게 하니까 말이다.
이 방식을 고수할지 말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렸다. 예전처럼 고객이 발길을 돌릴까 전전긍긍하며 고개를 숙일지, 아니면 고객이 제 발로 찾아와 부탁할 정도로 떳떳하게 비즈니스 할지 말이다. 후자의 방식은 배짱과 인내심이 있고 심리학적 사고방식을 갖췄으며 새로운 것을 기꺼이 시도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다. 당신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괜찮다. 계속 그냥 펭귄으로 살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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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하기 방식이 공격적이지만 충분히 수용할만했다. 이렇게라도 해야 읽는 사람이 태도를 바꾸랑 말랑하니까. 나는 실제로 큰 도움을 얻어서 믿는 편이다.
역시 좋은 책이 되려면 읽는 이의 고정관념이나 틀에 박힌 세계관에 충돌을 줘야 한다. 이 책은 다방면에서 그렇게 느꼈다. 단, 가독성은 그렇게 좋지 않으니 조금 주의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