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똑같은 스마트폰이 들이있는 2개의 각각 다른 포장의 박스를 주었다. 1개의 박스를 마음대로 고르라고 한다. 나는 좀 더 이쁘게 포장된 선물박스를 골랐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번엔 하나는 갤럭시, 다른 하나는 아이폰이 들어있는 각각 다른 포장의 박스를 주었다. 음... 더 이상 포장지는 눈 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미 머릿속은 포장지를 뚫었다. 심지어 이미 어떤 스마트폰을 고를지 결정했을지 모른다. 실제로 선물박스 안을 보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분명 이 글을 읽는 사람도 머릿속에 갤럭시와 아이폰 중 하나를 골랐을 것이다.
갤럭시?
아이폰?
골랐는가?
갤럭시 = 공대감성, 아재, 비즈니스, 남성성...
아이폰 = 사과갬성, 인싸, 캐주얼, 여성성...
아마도 '아이폰'을 골랐을 당신에게 누군가 옆에서 '갤럭시'를 선택하라고 한다. 혜택을 준다고. 지원금 할인, 약정 위약금 면제, 유튜브 프리미엄 6개월 무료 쿠폰, 버즈 이어폰까지 준다고 한다.
바꾸겠는가? 아마도 거의 대부분 바꾸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원래 아이폰 유저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만큼 '애플'의 브랜드 파워는 강력하다.
브랜드 '애플'은 단순히 한 입 베어먹은 사과가 아니다. 갬성 터지는 아이폰도, 스티브 잡스의 기대감 충만한 프리젠테이션도 아니다. 방대한 콘텐츠를 보유한 앱 스토어도 아니고, 깔끔하고 세련된 광고 스타일도 아니다.
애플은 이 모든 것을 포함하여 우리로 하여금 더 편리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해주겠다는 '약속'이다.
이와 함께 제품과 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온-오프라인 경험 접점을 통해 그 약속을 일관되게 지켜나간다. 이로써 우리는 애착이나 충성심 그리고 친근함이 점점 고양된다.
'팬'이 된다는 뜻이다. 팬은 이러한 감정들이 모여 어느 역치를 넘을 때 고착된다.
이때 느껴지는 감정으로 어떤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는데, 이런 인식들이 모여 브랜드 이미지가 만들어 진다.
요약하자면, 브랜딩은 선물박스 속 '실체'와 이를 감싸고 있는 포장지 즉 '이미지' 이 둘의 집합이다.
좋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2가지 기본 원칙은 이렇다.
1. 브랜드의 실체, 즉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실제적인 편익을 갖추는 것
2. 다양한 고객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실체에 부합하는 이미지를 축적하는 것
이 2원칙으로 올바른 브랜드를 만드려면 이런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견고한 정신에 기반을 둔다. 이를 동력 삼아 고객과의 약속을 꾸준히 지켜나간다.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면 이를 최우선으로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