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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미 May 22. 2017

1. 퇴사 후 도시농부가 된 이유

꾸미의 야매 텃밭 일기

중견기업에서 남부럽지 않게 돈도 벌고,

커리어도 쌓으며

5년간 열심히 직장생활을 했다.

나는 마케팅이라는 내 일을 참 사랑했고,

애사심이 많았지만

5년째에는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일로써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지금 내 삶은 어떨까.

밤새 주물러도 낫지 않는 어깨 통증에 지쳐

눈물 콧물을 쏟을 때도 많았고,

부도덕한 상사 아래에서 일하다 증거조사를 이유로

감사팀에 왔다 갔다 하며 속상한 마음에

술을 퍼마시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에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친 듯했다.


나는 월요일을 참 좋아했던

몇 안 되는 직장인 중 하나였다.

월요일이 되면 팀원들을 만나고,

일을 할 수 있다는 설렘에

오히려 일요일이 즐거웠던 나였다.

그러나 5년 차에는 월요일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지금에 와서는

그게 퇴사의 가장 큰 이유이지 않았나 싶다.


회사를 그만두고 반 프리랜서로 일하며

급여는 전 직장의 1/3보다 줄었지만

세상 사는 맛을 알게 되었다.

남편은 퇴근 후, 집에서 웃고 있는 걸 보니

그만둔 게 훨씬 낫다고 말하곤 했다.


월급이 줄어드니, 아껴 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직장을 다니면서는 버는 돈도 많지만

나가는 돈도 많았다.


음료수 테이크아웃, 외식, 옷 구매 등

사치스러운 소비도 많았고,

마사지, 체형교정 등

살기 위해 쓰는 소비의 비율도 만만치 않았다.


사치스러운 소비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소비가 줄어든 반면

먹을 것에 대한 소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친환경 채소를 고집하는 터라

매장에서 채소 구입을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동네 가까운 곳에

주말농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초창기 텃밭 계약했을때 ㅎ


남편은 내 요리 콘텐츠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텃밭 계약을 추천했고

나는 망설임 없이 10평짜리 텃밭을 계약했다.


2인 가족에는 5평도 힘들다고 하지만

무슨 배짱인지 나는 10평짜리 텃밭을 계약하고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다.


그때는 몰랐다.

그저 내 손으로 기른 믿을 수 있는 채소들로

건강한 밥상을 차리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는데

그보다 많은 것을 얻게 될 줄이야.


가볍게 시작한 텃밭농사에서

땅과 식물에서 20년 넘게 배울 수 없었던

많은 교훈을 알게 되었고,

내 라이프스타일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텃밭에서 배우는 교훈,

땅과 작물 그리고 사람 이야기,

텃밭 작물 재배하는 법 등

정확하지는 않아도

순도 100%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말이다.



공식적으로 농사를 배운 적은 없다.

맨 땅에 헤딩하며 체험한 것들을

완전 야매 스타일로 소개할 것이다.


그것에 대한 판단은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에게 맞기며,

번뇌 가득한 내 텃밭 일기에 온 것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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