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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yeom Jun 10. 2021

어떤 NFT가 가장 비싸게 팔릴까?

아트 매거진Artnome의 SueprRare 데이터 통계 분석

 평소 Crypto Art에 대한 견문을 넓히는 데 가장 도움을 많이 받는 아트 매거진 Artnome에서 NFT 마켓 플레이스 SuperRare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Crypto Art 시장분석이 있어 공유해보려 한다. 결과부터 얘기하면, 이들이 데이터를 가지고 도출한 네 가지 인사이트는 이렇다.


1. 콜렉터들이 가장 자주 찾는 테마는 ‘Futuristic(미래 지향적)’, ‘Retro(복고풍)’ 및 ‘Sci-fi(공상과학)’이다. 
2. '3D 아트’는 높은 가격에 판매될 가능성이 크다.
3. 전통적인 예술계에서와 마찬가지로, “drawing”이라는 태그가 붙는 NFT는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경향이 있다.
4. NFT 작품에 사용되는 색상의 평균은 ‘Purple’에 가장 가까우며 이는 ‘Technostalgia’에 뿌리를 둔 미학을 반영한다.


 위의 내용은 아트 매거진 Artnome과 Flash art 그리고 MoCDA(The Museum of Contemporary Digital Art)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데이터 분석 결과이며, 데이터의 출처로 SuperRare을 채택한 이유는 SuperRare의 시장 점유율도 있겠지만, SuperRare에서 판매되는 NFT는 여타 플랫폼들과 달리 단일 버전으로만 발행되기 때문에 대량생산보다 미학의 측면에 방점을 둔다는 데 있다. 즉 양보다 질이라는 플랫폼의 운영 철학을 보아 데이터의 품질보증인으로서 높이 평가한다는 것.



아티스트들이 택한 Tag TOP 50


 먼저 작품들을 카테고리화 해주는 Tag를 살펴본다. 태그는 아티스트가 작품을 민팅할 때 그것을 카테고리화 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데이터 상에 있는 모든 작품들의 정체성과 아웃라인을 살펴보기 가장 좋은 지표이다. 데이터 상에 있는 태그들을 살펴보면 몇몇의 태그들은 매우 높은 빈도를 보이는데, 아티스트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태그는 #3D로 모든 SuperRare NFT의 17프로에 달한다. 또한 다음으로 많이 태그 되는 TOP5는 “abstract”, “animation”, “gif” 그리고 “surreal”이며, 각각은 최소 10프로에 달하는 빈도이다.


  TOP 50 안에 드는 태그들과 그것들의 평균 판매가도 확인된다.

“sci-fi”가 7,394달러의 평균가로 가장 높은 평균 판매가로 나타나며, 다음으로는 “2D”와 “Surreal”이 두 번째로(약 6,000달러) 비싸게 팔리는 태그이다. “Nude”라는 태그도 상위권에 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이에 대해 Artnome은 SuperRare 플랫폼에서 남성의 시선이 여전히 존속함을 시사한다고 분석한다. 이밖에도 “Space”, “rare”, “animation” 등 상위권에 있는 키워드들을 보면 Crypto아트의 주류 형식, 주제들을 유추해볼 수 있다.



왼쪽: 이더리움  /  중앙: 둘 다  /  오른쪽: 비트코인


 당연하게도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관련 태그 또한 쉽게 찾을 수 있다. “bitcoin”, “blockchain”, “Ethereum” 및 “eth”가 TOP 50 안에 위치해있다. ERC-721에 표준을 둔 NFT와 Etherum과의 연관성 때문에 bitcoin보다 레퍼런스 비율이 우세한 모습! 예상한 것보단 큰 차이가 안 난다.


 이더리움에서는 “dapps(decentralized apps)”, “Ox(이더리움 주소 접 두기호)를 볼 수 있고, 비트코인에서는 “Satoshi Nakamoto(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와 비트코인의 기원과 연관된 내러티브들이 등장한다.


공통적으로는 “hodl”, “lambo”, fiat(달러, 엔화 같은 법정화폐) 등과 같이 북미권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유통되는 밈 또는 키워드들이 확인된다. “Hodl은 "hold"를 변형한 '밈'으로 미국판 '존버!'로 이해하면 되겠다. "lambo"는 아마 람보르기니사가 비트코인으로 차를 판매해주기 때문에 암호화폐 팬들에게 줄곧 언급되는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사례와 같이 physical 상품을 암호화폐로 거래하는 것에 대한 기대, 즉 암호화폐에 대한 열렬한 지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밈으로 자리 잡은 것이 아닐까라는 조심스러운 추측. 

한편으로는 “bitcoin”과 “Ethereum”태그가 있는 NFT가 비교적 낮은 가격(각각 1,814달러,  1,263달러)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러한 주제들이 SuperRare 커뮤니티에서 다소 진부하게 받아들여진다는 분석도 있다.




SuperRare 아트워크들의 색상 평균값


 가장 신박했던 색상 데이터들의 평균값이다. 이는 이제까지 SuperRare에 민팅된 22,018가지의 모든 작품들에서 구현된 색상의 평균을 구한 것이다. 위에서는 Purple이라고만 정의했지만, 빨강, 분홍, 자주색이 섞인 파스텔 톤이라고 하는 게 낫겠다. 색상에 대해서는 견문이 별로 없어 잘은 모르겠지만, Crypto 아트워크들에서 주로 표현되는 초현실적이고 사이키델릭한 분위기를 담고 있는 오묘한 색상인 것 같다.



콜렉터들이 조회한 Tag Top 50


 마지막으로 콜렉터들의 즐겨 찾는 태그를 살펴본다. 통계 자료는 NFT를 적극적으로 거래하는 콜렉터들 2000명의 태그 조회수를 집계한 것이다. 그리 놀랍지 않은 결과로 역시 작품의 가격과 조회수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린다. 럭셔리 브랜드 패션, 예술 등의 비기능적인 산업들이 늘 그러하듯 인기 있는 작품이 '좋은' 작품으로 간주되어 더 높은 가격이 책정되고 / 그렇게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 작품은 계속해서 더욱 더 많은 인기를 끌게 된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결과는 조회수 500이 넘는 작품들은 이름과 관련된 태그들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작품의 가격을 높이는 데 있어서 작가 개인에 대한 하이프가 중요하고, 플랫폼에서의 작가의 입지가 작품의 가격에 크게 영향을 줌을 암시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작품의 퀄리티와 그것을 그린 작가의 명성, 무엇이 더 중요할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겠다.


 전통적인 미술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정우, 솔비, 구혜선 등의 연예인 미술작가들이 그린 작품들의 고가 판매 행진이 극단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전문가’들의 증언과 함께 이들의 작품 퀄리티에 대한 시비는 끊이지 않지만, 결국 작품은 꾸준히 고가에 판매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아트의 시장적인 측면을 아예 무시해버릴 것이 아니라면, 네임벨류가 가격을 결정짓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이치이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Crypto아트 시장에서도 그런 흐름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






 분석 자체는 매우 유의미하다. Crypto Art 마켓은 이렇다 저렇다 의견을 내놓던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가설과 각자 모아가던 경험치들을 객관적인 통계로 보여주는 흥미로운 자료이다. 하지만 Crypto Art도 어찌 되었든 Art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런 평균치로 작품들의 가치를 가늠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작가의 히스토리, 작가와 콜렉터 간의 커뮤니티, 작품의 심미적인 요소, 희소성, 암호화폐 시장 상황, 하물며 어떠한 작품을 목도했을 때 콜렉터의 기분까지 정말 다양한 경우에 따라 거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생각해오던 NFT 아트의 재밌는 점은 이러한 부분들이다. 자본과 예술, 이성과 감성이 아주 재밌게 혼재되어 있는 영역인 것이다. Foundation 같은 플랫폼에 들어서 작품들이 쭉 나열되어있는 것을 봤을 때, 누군가에게 이는 투자 종목이 나열된 거래소이고, 누군가에게는 탈중앙화를 위한 저항정신과 자유의지, 미래에 대한 불안과 희망들이 함축되어 숭고함마저 깃드는 전시장일 것이다. 이렇게 투자가치와 예술성, 두 극단의 가치를 저울질하며 작품이 평가되는 시스템이다. 둘 중 어느 곳에도 정답은 없다. 이러한 양 극단의 줄다리기 속에서 다양한 가치판단의 기준을 가진 콜렉터와 아티스트가 서로 상호작용하는 것이 기존의 예술 시장에는 없는 NFT아트 마켓의 크나큰 매력이지 싶다.



참조링크: https://www.artnome.com/news/2021/4/10/in-search-of-an-aesthetics-of-crypto-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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