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 대상작 / 현요아. 허밍버드. 2022
당신이 이 책을 읽은 후 모든 내용을 잊어도 괜찮다.
책을 읽은 모든 기억을 흐릿하게 둬도 좋다.
다만 나와 이 책에서 만난 일은 변치 않을 진실이므로 당신이 조금 더 든든하기를,
책을 덮고 나서는 스스로의 아픔을 면밀히 해석하고 해독하기를,
그래서 기어코 불행 울타리를 깨고 나와 닿음이 소중해진 사회에서 온기를 나누기를 바란다.
우리는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다.
- 현요아 <나를 살리고 사랑하고> 중에서
저도 처음에는 저처럼 아픈 사람이 있다면 제 아픔이 가시리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점점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불행하다 하더라도 결국 제 몸이 있는 이상 제 아픔이 가장 무겁잖아요.
… 맞닥뜨린 불행에서 도망칠 수 없다면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척도는 마음이 아닐까요.
너무 케케묵은 말이죠. 함께 견더 앞으로 좋은 날들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살아 주셔서 많이 고맙습니다.
- 현요아 <나를 살리고 사랑하고> 중에서
우리에게는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 능력이 있다는 얘기, 기억하시죠.
그 선택지에 죽음이라는 보기는 영영 들어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한번 선택지에 들어가면 때때로 그 보기가 답인 것처럼 머릿속을 명확하게 채울 때가 있습니다.
그 선택지를 애써 지워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삶은 그 자체로 완전하니까요.
저도 고르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마음 한편에 고이 놓아뒀던 선택지를 영영 택하지 않겠다고요.
- 현요아 <나를 살리고 사랑하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