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 유시민, 생각의 힘, 2024
유시민 작가가 오랜만에 정치 비평서를 들고 우리를 찾아왔다.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은 그동안 유튜브와 언론 민들레에서 펼쳐온 그의 정치 관련 이야기를 한데 모았다. 언제나와 같이 유시민의 예리한 시각이 담긴 이 책은 현 정부와 정치현실을 냉철한 시각으로 분석한다.
책의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이하 윤통)이다. 유시민은 2년 동안의 윤통의 정치적 행보를 분석하며 그의 리더십 스타일과 단점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윤통을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고 아는 게 거의 없으면서도 모든 것을 안다고 확신하나 스스로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27쪽). 그는 이러한 무지와 고집이 국정 운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설명한다.
저자의 비판은 윤통 개인에 그치지 않고, 현 여당과 언론의 문제점도 짚어낸다. 권력에 편승하는 여당의 무능한 대응과 언론의 행태를 지적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적 혼란, 탈이념 등을 걱정한다. 최근의 이진숙 청문회 사태를 보라. 진짜 문제 투성이다.
저자는 윤통의 세 가지 선택을 제시한다. 자진 사퇴, 협치, 대결. 이중 자진 사퇴가 윤통 개인이나 국가 전체에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개인 성향과 정치적 역량을 고려할 때 가능성이 가장 낮을 것이다. 최악의 선택지를 고름으로써 권력을 휘둘러 국민과 대결하는 길을 택할 것이라 예측한다.
3년차 대통령. 임기 내내 여소야대를 겪으며 정치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서 있는 그. 평생 검사로 살아와서 흑백논리의 사고방식으로 모든 이들이 선과 악으로 명확히 나눠진다고 생각하는 그. 그래서 국내 국외 정치에서도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칼같은 선긋기를 하는 그. 무엇이 정답일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시간을 견디는 우리는 조금 힘들 것이다. 그래도 어쩌겠나. 마음에 희망을 담고 묵묵히 우리의 소리를 관철하는 수밖에 없다.
정치에 관심 있는 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도 좋겠다. 단, 정치권에서의 내로남불을 극도로 싫어한다면 5장(이재명, 조국, 민주당) 부분은 어느정도 감안하고 읽기를 권한다. 나는 ‘불완전한 선’을 위선이라고 욕하고 싶지는 않다. 지난 대선에서 많은 이들이 위선이 싫다고 악을 선택한 것은 꽤나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