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었습니다만, - 요시타케 신스케, 온다, 2018
내 나이 30대 후반, 첫 아이가 생겼다. 이 나이가 되고도 스스로 어른이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데, 아이가 아이를 키워야 한다니. 눈앞이 캄캄하다. 나같은 초보 아빠의 이야기를 담은 책, <아빠가 되었습니다만,>을 읽었다. 읽고 나니 예비 아빠로서 느끼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아빠가 된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단순한 그림체만큼 명쾌한 문체로,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여러 감정 - 사랑, 책임감, 당혹감 -을 표현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미래의 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가 되었습니다만,>은 육아 꿀팁을 알려주는 지침서가 아니다. 이 책은 초보 아빠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과, 그 과정에서 느끼게 될 여러 감정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예비 아빠인 나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우리집은 아내와 아이가 붙어 있을 시간이 길기 때문에, 아빠보다는 엄마의 역할과 책임감이 더 클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내 역할이 덜 중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며칠 전 아내의 친구 부부를 만났다. 돌이 지난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와 함께였다. 남의 아이와 잠깐 놀아주는 건 재미있다. 딱 그 시간만 아이와 교감해주면 된다. 하지만 24시간 7일을 아이와 함께 한다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남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와 말이다. 그렇다고 이걸 외면할 수는 없다.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 해야 한다.
아내의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을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네가 이 세상에 나오고 싶다 한 건 아니지만, 우리가 너를 여기에, 우리 곁으로 초대했어. 그러니 든든한 부모이자 어른으로서 있는 힘껏 너를 보살펴줄게. 열심히 노력할테니 너는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