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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로 유진영 Apr 09. 2021

트라우마야,이제 너는 더이상 나를 아프게 할 수 없단다

<다시 살아나다, 내 인생>

저는 어릴 적, 고속도로를 지나는 버스를 무서워했습니다.

버스를 보면 무서워했던게 아닌,

버스를 타는게 무서웠습니다.


어렸을 적 기억으로 고속도로가 지금처럼 도로가 잘 뚫리는 상태도 아니었고

비포장도로도 많았던 시절...



© 12019, 출처 Pixabay




장거리를 이동할때면

막히는 상황이 빈번하였습니다.

화장실가고싶을때마다 아버지께서는  '늘 참으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가고싶다고하면 차도 막히는데 화장실도 안보이니..

아버지도 잔뜩 짜증나신 상태에서 제게 돌아오는 것은 '화'였습니다.


그래서 차를 탈때면 내 자신이 또 화장실 가고싶다고 할까바 겁이 났습니다.

학창시절, 남들은 다 설레며 가는  수학여행을 저는 버스를 타고 가는 그 상태가 두려워 며칠전부터 

걱정하며 늘 긴장상태였고,

심지어 2시간 이상 시험을 치르는 공간에서는 긴장상태로 시험을 망치고 도중에 나오기 일쑤였습니다.



© kmicican, 출처 Pixabay





그러고선 늘 지하철 아니면 기차 ,

나를 마음편히 고속도로휴게소로 데려다 줄 지인 또는 남편차 그 외엔

잘 타질 못했습니다. 


어느 날은 임신중에 목적지까지 약 50분거리의 도로에서 차가 막히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면서 또 잔뜩긴장하기 시작합니다.



© annaelise, 출처 Unsplash

화장실가고싶은 마음이 훅하고 올라와 그때부터 미칠것같은 느낌이

마구  들었습니다. 어떻게해야하지?...어떻게해야할지...

1시간정도는 괜찮으나 제게는 그 이상이 걸리면 비상등이 켜지듯

신호가 오기시작했습니다.



당장 내리고싶은 마음이 올라와 임신한 무거운 몸으로

앞으로나가 기사아저씨게 죄송하지만 고속도로 위에 저를 좀 내려달라고까지했습니다.

기사아저씨는 위험하니 절대 안된다고 하시더라구요.



© re__sid, 출처 Unsplash

그래서 저는 다시 자리로 돌아와 

혼자만의 사투를 시작했습니다.

극심한 정신적고통으로 그 자리에서 

이런생각까지 했습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편안하게 버스를 타는것이 나에게는 왜이리 어렵고 힘겨운 걸까....

기본적인 일상도 내 스스로 컨트롤이 되지않으니

너무 힘들다....아니 정말 끝내고싶다....자책과 포기하고 싶은 마음들이 저를 더 괴롭게했습니다...


그리고는 1시간이 넘어가는, 1시간 반도 좀 위험하단생각에 그렇게 소요되는 

시외버스는 아예 타질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10년이상 흘렀습니다.

오늘은 그 상황을 마주한 날이었습니다.


마침 이사온 곳 바로 앞에 서울로 가는 시외버스가 있었습니다.

늘 기차타고 서울가던 저였는데

시간표를 확인하니 버스를 타고가는게 

더 정시에 도착한다는 것을 확인하고야말았습니다.


그렇게 며칠전 고민합니다.

2시간이상걸린다는데 도전해볼까?...나 과연 버스에서 평온히 잘 갈수있을까....

제게 온 두려웠던 공간으로 스스로를 내모는 이상황을 받아들일까..말까..를 고민했습니다.


'예전처럼 중간에 고속도로에서 내려달라고하면 어떡하지?....'

'또 미치는 상황이 오면 어떡하지?...'


어릴적 겪었던 그 시간들이 고스란히 몸마음으로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우선 해보자는 마음의 움직임을 따르기로 선택하고

예매를 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는데 버스가 오질않습니다.

이렇게되면 또 예상보다 더 걸리는거 아닐까하는 조바심이 나서 그냥 기차타러 갈까?하는 생각이 스물 올라옵니다. 버스정류장에 가만히 서있지를 못하고 주변을 서성입니다.


터미널 매표소에 전화해서 버스시간을 다시 체크합니다.



"안녕하세요, 10분전에 오는 버스가 아직 안와요."

"어디로 예매하셨는데요?"

"OO로요."

"승객님, 예매역을 잘못체크하셨네요 아직 버스 시간 남았어요~5분뒤에 올거에요~"


아...그때알았습니다. 예매역을 이전 정류장꺼로 잘못 예매했다는 것을요.

그러니 시간표도 이전 정류장 시간표로 착각한 것이었습니다.

통화를 하고있는데 마침 버스가 옵니다.

기사님께 표를 내고 예매한 자리로가 앉았습니다.


의자에 앉으면서 느꼈습니다.


'예전보다 왠지 느낌이 좋다...'

예전처럼 불안에 휩싸이는 기분이 아닌 오늘은 왠지 해낼것같은 느낌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습니다.


상황을 대비해서 가방에는 술술 잘 읽히는 책을 가져왔고 초조함 혹은 배고픔을 이겨내줄 견과류를 챙겼습니다.

그리고는 밖에 창을 보면서 편안해지니 잠이 소록왔고 눈을 감았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1시간이 좀 넘은 상태였습니다. 바로 책을 꺼냈습니다.



마침 보이는 글귀




"스스로 망가지는 것을 멈춘 순간 -킵고잉-"


저는 결심하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내가 두려워했던것에 지는 것이 아닌,

두려움을 마주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한 그 순간부터

나는 그 두려움에 이길준비를 하고있었다는 것을요.


지난 제 DID저자강연에서도 저는 늘 도전과 함께 두려움이 몰려온다고했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pal8404/222297907385

예전에는 도전의식 속 두려움이 아닌,

두려움으로만 가득한 상태였다면

지금은 도전과 함께 그 두려움이 오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한 상태에서

느껴보니 전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책 제목은   "킵고잉'입니다.


'그래...이 책 제목처럼 나는 한걸음 내딛었으니 지금처럼 다음에도 또 한걸음 내딛으면 돼

그렇게 마주하고 나아가다보면 자유로운 나를 발견하게 될거야.'


그렇게 저는 2시간이 다되어 서울에 도착합니다.

터미널에 들어서자마자 안도와 함께 '해냈다!'하는 성취감이 올라왔습니다.

기분좋게 내리고 서울약속장소로 향했습니다.




서울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오늘의 일을 말했더니

한 친구가 아침에 읽었는데 제 이야기를 듣고보니  딱 저를 위한 것이라며 읽어주었습니다.



인생수업


그리고 깊은 울림이 마음 속에 천천히 스며들었습니다.





진정한 자유는

가장 두려운일들을 대담하게 행할 때 성취할 수 있습니다.


일단 두려움을 뛰어넘으면

새로운 삶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두려움이 주는 이런 배움들을 자신의 것으로 할수만 있다면,

우리는 경이롭고 놀라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두려움이 없는, 우리가 꿈꾸던 삶을.


-인생수업-






오늘의 일은 절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이사온 곳 바로앞에 서울로 가는 시외버스정류장이 있던것도

가방속에 챙겨온 킵고잉책도,

마침 만난 친구가 오늘 읽었던 책의 메세지도...



두려움을 뛰어넘을 과제가 제게 주어진 것이었고

저에게는 저에게 필요한 배움을 주는 하나의 미션이었습니다.


다음에도 오늘과 같은 선택을 똑같이 또 한다는 장담은 할수는 없지만

전보다는  조금 자신있어졌습니다.


그렇게 한걸음 내딛고 마주하며 자유로워지는 저를 상상하며 나아가보겠습니다.


오늘있었던 일을 이렇게 이곳에 기록하면서 어릴적 트라우마로 힘들었거나

또는 현재를 살면서 마음의 고통으로 힘겨우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두서없이 적어보았습니다.


인생이 기대할것없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적도 많았습니다.

위의 트라우마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도 어렵다고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살고싶어지면서 느끼고 있는 것은,

그것을 마주하고 안고 뛰어넘겠다는 의지와

제 자신도 몰랐던 제 안의 힘의 존재였습니다.....




이밤,

오늘의 미션을 잘 수행한 제 자신과 또 이글을 읽는 분들께 응원의 힘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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