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lla Aug 10. 2022

당신의 기도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요?


기도1 

나태주

내가 외로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추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추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가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더욱이나 내가 비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비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때때로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하게 하여 주옵소서

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언제부턴가 기도를 자주 합니다.

종교 얘기를 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마음으로 진심으로

바라고 기원합니다.


몸이 아픈 가족을 위해,

세상을 떠난 분을 위해,

힘겨운 주변 이들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가족을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오래전엔 기도의 힘을 믿지 않았습니다.

기도를 한다고 힘든 일이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내가 기도하고 바라는 일들은 보란 듯이 어그러지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온 정성을 다해 기도합니다.

나의 에너지를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나누고자 노력합니다.

나의 기도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마음에 나 자신도 포함합니다.

내가 나를 위해 질문하고, 답을 하고, 기도를 합니다.


시인의 말처럼 지금 내가 어디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보고, 무엇을 꿈꾸는지,

묻고 답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답을 찾게 해 달라는,

그 말이 기도가 되기도 합니다.


예전엔 명확했던 꿈이,

조금씩 흐려지고 있습니다.

꿈을 잃지 않게 도와달라고 기도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그저 매일 묵묵히 걸어갈 수만 있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오늘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영정 앞에서 오래 기도했습니다.

오래 아프셨던 그분이

부디, 이제는 편히 쉬시기를...

남겨진 이들도 너무 많이 슬퍼하지 않기를 기도했습니다.


이별에 익숙해지는 요즘입니다.


그럼에도

다시 누군가를 만나기를 기도합니다.

오래 만나지 못한

친구를, 가족을, 그리운 이를

떠올려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에게도 부끄러운 일이 있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