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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셰프 Feb 21. 2023

 [중국간식]红薯干/홍슈깐/ 말랑말랑쫀득쫀득

중국소설 속 그 간식_우리가 나누었던 순간들(云边有个小卖部)



중국 소설 <우리가 나누었던 순간들>에서 도시에서 전학 온 까칠한 소녀 청샹은 돌다리에서 리우스산을 만나 돈을 빼앗는다. 막무가내로 5위안을 내놓으라는 청샹에게 리우스산은 5위안 대신 뜬금없이 가방에서 고구마 말랭이 5개를 꺼낸다. "우리 할머니가 만들어서 엄청 맛있는 거야."라는 말과 함께.



红薯干(홍슈깐) 은 고구마 말랭이로 地瓜干(띠꽈깐)이라고도 한다. 어떠한 인공 첨가물이 없이 고구마를 그대로 말려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천연 재료의 간식이다. 고구마의 달달한 맛과 함께 쫄깃쫄깃한 식감 때문에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인기 있는 간식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소설 속 한 장면


刘十三含着眼泪:“你们城里人都这样吗?”

程霜叹口气:“也不全是,我比较厉害一点。你的问题我回答了,给钱。”

刘十三抽抽搭搭掏书包:“多少?”

程霜:“五块。”

刘十三数了数,掏出五块红薯干,小心地放在程霜手掌上。

刘十三:“你慢点吃,我外婆做的,可好吃了。”

程霜怒不可遏,往嘴里塞了一块红薯干,发现咬不动,不死心,攥着拳头用力嚼,马尾辫跟着晃,说话含混不清:“我要的是钱!不是红薯干!可恶!完全嚼不动!







시골에 사는 리우산에게는 고구마 말랭이가 무척 소중하고 맛있는 간식이었을지도 모른다. 도시는 고구마 말랭이가 아니더라도 어디든 맛있는 먹을거리가 즐비하겠지만 말이다. 안타깝게도 청샹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했다. 리우산의 할머니가 말려주신 고구마 말랭이는 너무 단단해서 잘 씹히지 않았다..





이 부분을 보면서 나 역시 중국에서 생활할 때 종종 사 먹었던 고구마 말랭이의 맛을 떠올려봤다. 대부분 쫀득쫀득하고 말랑말랑한 맛이지만 잘못 샀을 때는 청샹이 입에 물고 질겅거렸던 것처럼 딱딱하고 잘 씹히지 않아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중국에서 사 먹던 고구마 말랭이는 이런 비주얼이 더 많았다




그런데 红薯干의 이 식감을 중국어로 어떻게 표현할까? 싶었다. 너무 질기고 단단해서 씹을 수가 없건, 말랑말랑하고 쫀득쫀득하건 红薯干(홍슈간)을 사 먹은 적은 많지만 이 고구마 말랭이의 맛을 중국어로 말해본 기억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红薯干口感(고구마 말랭이 식감)이란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았다.




红薯干,色泽饱满香气浓郁,吃起来口感软糯不粘牙

빛깔도 좋고 향도 좋고, 한 입 먹으면 쫀득쫀득하면서도 이빨에 달라붙지 않는 고구마 말랭이!

软糯[ruănnuò]: "软糯的”意思是“柔软的”,多用来形容食物的柔软程度。

 

软糯香甜,又不失韧劲,咬上一口,能兴致满满地嚼半天。它就是——地瓜干。

쫀득쫀득하면서도 향기롭고 달콤한, 그러면서도 단단함을 포기하지 않는,  한 입 베어 물면 기분 좋게 반나절은 질겅거릴 수 있는 간식. 바로 고구마 말랭이!

韧劲[rènjìn]: 说人,就是指人有韧性,百折不挠,坚韧不拔等;说吃的,就是说有嚼头。


晾晒好的红薯干,柔韧筋道,一条就能有滋有味地嚼上半天。

 햇빛에 잘 말린 고구마 말랭이는 하나만 있어도 감칠맛 때문에 반나절은 씹고 있을 수 있을 만큼 말랑말랑 쫀득쫀득해요.

 筋道[jīndao]: 意思是食物有韧性,耐咀嚼;也指身体结实(多指老人)                            



用手撕开,红薯干之间就会有甜蜜的丝线连在一起,完整保留了红薯的香气和甜度,一吃上瘾。

(말리는 과정에서) 손으로 찢어 놓으면, 고구마 말랭이끼리 달콤한 맛을 내는 가는 줄이 연결되어, 고구마의 향기와 달콤함을 완전히 보존할 수 있다. 한 입 베어 물면 빠져들 수밖에 없다.



丰盈弹韧的口感让嘴巴充实,香甜醇厚的味道让人倍感幸福。

풍부하고 탄력 있는 식감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달콤함이 녹진하게 들어있는 맛은 두 배로 즐겁게 해 준다.





할머니가 말려주신 쫀득쫀득한 고구마 말랭이 맛을 기억하고 있는 중국인들은 얼마나 많이 있을까? 지금의 중국 꼬마들은 고구마 말랭이 대신 어떤 간식을 먹을까? 고구마 말랭이 대신 QQ软糖(QQ루안탕, 우리나라의 구미젤리 같은 간식)을 더 많이 먹으려나?




그런데 문득, 단단해 보이지만 한 입 먹어보면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고구마 말랭이가 겉으로는 거칠지만 속은

손자에 대한 애틋함이 넘치는 따뜻한 할머니의 모습으로 보인다. 리우스산에게 고구마 말랭이는 할머니였고, 할머니를 향한 그리움이었고, 할머니에 대한 사랑으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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