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원서 속 한 장면
▶ 在国道的一个分岔路边,娜娜看中了一个兰州拉面馆。拉面馆旗帜鲜明,生意火爆,老远就能看见,屋子里有四桌,但已经坐满,附加的桌子都快要摆到道路的双黄线上。娜娜要了一碗四两的面条,外加两块钱的牛肉,还特地把服务员召回来要了一瓶可乐。但没吃几口,就无辜地看着我,说,饱了。此时我的牛肉粉丝汤还没到,我说,你搞什么,不是饿得很么。
국도가 갈라지는 곳에서 나나는 란저우(兰州) 국숫집(拉面馆)이 눈에 들어왔다. 국숫집 표시가 뚜렷했고, 장사가 잘 되고 있는 것이 아주 멀리서도 잘 보였다. 방에 놓인 테이블이 모두 만석이었고, 추가적으로 마련해 놓은 테이블도 도로변의 이중 황색선을 넘어가려 할 정도로 손님이 가득 찼다. 나나는 국수 한 그릇에 2위안어치 소고기를 추가해서 주문했고, 종업원을 다시 불러 콜라 한 병까지 부탁했다. 하지만 몇 입 먹지 않고, 아무 이유 없이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배불러요." 그때는 아직 내가 주문한 니우로우펀스탕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 이렇게 말했다. "뭐 하자는 거야, 배고프다고 하지 않았어?"
▶我的牛肉粉丝汤非常恰当地上来了。我不顾烫,低头猛吃。
때마침 내가 주문한 니우로우펀스탕이 나왔다. 나는 뜨거운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머리를 숙인 채 정신없이 먹었다.
韩寒(한한)의 소설 《1988》에 등장하는 娜娜(나나)는 몸을 파는 여자입니다. 누가 아빠인지도 모를 아이를 임신했지만, 그래도 아이를 위해 《임신바이블》을 들춰보기도 하고, 아이에게 좋지 않은 음식을 피하려고 애를 쓰기도 하며 애정을 보입니다. 아이를 출산한 후 아이의 미래를 위해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큰 꿈을 계획하고 있기도 하고요.
나나는 우연히 주인공의 여정에 동행을 하게 되었고, 그 길에서 종종 가벼운 식사를 하게 되고는 합니다. 그녀는 임신을 해서인지 자주 배고파 하기는 했지만, 막상 몇 입 먹고 나면 금방 배가 차버리고 맙니다. 한 번은 주인공이 임신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 넉넉하게 고명을 더 올려주었지만, 자기에게 너무 과하다며 기어코 음식을 주인공에게 덜어가도록 합니다. 때로는 허기를 라면이나 소시지로 대충 때우려고도 하죠.
▶我们停车吃了一碗面,我给娜娜加了两块大排、一块素鸡、两个荷包蛋、榨菜肉丝还有雪菜,面馆的老板说,朋友,这是我开店以后第一次看见有人加那么隆重的浇头,你对你的女朋友真好。
娜娜说,大家都在看我,我都不好意思了。我这碗面太豪放了。
我说,没事,娜娜,多吃一点,浪费一些也没有关系。
娜娜说,不好,好浮夸的。
우리는 차를 세워 놓고 국수 한 그릇을 먹었다. 나는 나나를 위해 2위안짜리 갈비, 쑤지 한 조각, 달걀프라이 두 개, 짜차이로우스와 쉬에차이를 추가했다. 국숫집 사장님은 이렇게 말했다. "여보게, 내가 이 가게를 열고 이렇게 많은 고명을 추가하는 사람은 처음 봤네. 당신 여자친구한테 정말 잘하는군."
그러자 나나는 이렇게 말했다. "모두 저를 쳐다보고 있어 너무 민망해요. 이 국수는 너무 과해요. "
"괜찮아 나나, 많이 먹어. 다 못 먹고 남기게 돼도 상관없어. "
"안 돼요. 너무 사치스러워요."
我说,快吃,娜娜,你的面要胀开来了,你的面一胀开来,你的浇头就要掉桌子上了。
娜娜笨拙地搅拌着面,说,真的太多了,来,你帮我夹掉一点。
"어서 먹어, 나나. 면 다 불어. 국수가 다 불어버리면, 고명이 테이블로 떨어질 거야."
나나는 서툴게 면을 섞으면서 말했다. "정말 너무 많아요. 자, 좀 가져가요."
娜娜最终没有吃完那碗面。
나나는 결국 그 국수를 다 먹지 못했다.
처음에는 그런 그녀의 모습이 어쩐지 짠하게 느껴졌어요. 누군가 나를 대접해주려고 할 때 그저 기분 좋고 편하게 그 마음을 받아들여도 될 텐데, 그녀는 주인공의 호의를 한사코 거절하거나 막아내려고 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녀의 신분이 아무리 천하다고 해도, 누구나 존중받고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점은 틀림없을 텐데 마치 '난 그럴 자격이 없어요. 이 정도 만으로도 충분해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음식이 일종의 '욕구'로 보이기도 했어요. 그녀는 삶에서 결핍이나 부족함을 자주 느끼기도 하지만, 또 일상의 크거나 특별하지 않은 것들에서도 쉽게 만족감을 느낀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주 배고파하지만 금방 배가 차는 것처럼 말이죠. 지나친 욕심 없이 작은 것들에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상태가 어쩌면 오히려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후 나나는 어떤 여정을 밟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제는 그녀가 너무 자주 배고파하지도, 또 너무 쉽게 배불러하지도 않았으면 합니다. 스스로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느끼며 삶의 안정을 찾아가면서도, 누구의 호의든 달게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활짝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나아가 대충 허기를 때우듯 삶을 대충대충 내버려 두지 않고 정성스러운 식사를 스스로에게 대접하듯 나나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가꿔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