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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ish Sep 24. 2023

브랜드적인 시선을 가지기

9월 3주차

[일찍 실패하기]

*한 줄 보고 : 안 해본 것을 할 때 사소한 실패들이 쌓인다


 AE로서 기존의 클라이언트가 새로운 일을 계속해서 제안해주는 건 기쁜 일이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의 팀의 역량을 다른 영역에서까지도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규모가 큰 브랜드의 SNS 운영을 PM 역할로 운영을 해 온 지 이제 막 4개월차가 되었다. 기존에는 매니징 역할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다가, 사수였던 PM이 휴직을 하면서 내가 PM을 맡게 되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과 결정을 내가 맡아서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정말 컸었는데, 그 두려움의 크기가 현재는 많이 줄어들었다. 이럴 때 성장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마냥 두렵고 어려울 것 같기만 했는데, 지금은 그런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으니까. 


 물론 PM을 처음 맡으면서 실패도 많이 쌓았었다. 나의 선택이 워킹그룹의 일 시간을 늘리는 경우도 있었고, 혹은 더 나은 선택지를 광고주에 제안하거나 좀 더 깔끔하고 가독성 있는 보고서를 드릴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실패들이 쌓이고, 끊임없이 회고를 하다 보니 점점 나아지는 기분을 느낀다. 회고의 중요성을 다시 느낀다. 아직 체계적인 기법으로 회고하는 방식은 나에게는 어색하지만, 일요일 밤 집에서 위스키 한 잔 마시며 이번주에 있었던 일들을 공책에 끄적이는 것만으로도 위안감을 얻는다. 성장은 덤.


 오늘 읽었던 <애자일로 가는 길> 이라는 책에서도 실패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는 구절이 있었다. "일찍, 그리고 자주 실패하라. 실패에서 학습하라". 현재의 나에게 꼭 필요한 문장이라 밑줄을 긋고 사진을 찍어 기록해 두었다. 언젠가 업무가 전반적으로 편해져서 나 자신이 늘어질 때 이 문장을 상기해야지. 실패하지 않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면, 실패할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을 찾아나서야 한다는 일종의 다짐을 한다는 마음으로.



[작은 것들에 대한 관심]

*한 줄 보고 : 마케터라도 상업화에 대한 경계심은 필요하다


 최근에 내가 좋아하는 주변 분들과 만났을 때 하는 이야기가 항상 있다. 바로 성수동의 상업화에 관한 이야기. 성수동에서 매일 수많은 팝업이 생기고, 브랜드들이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성수동을 걷다 보면 피로감이 느껴진다는 것. 분명 마케터들에게는 성수동이 레퍼런스 덩어리이지만, 이 현상을 대할 때 일종의 경계심이 담긴 물음을 제안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팝업스토어를 한 바퀴 돌고 난 후에 그들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일시적이고 화려한 팝업에서 브랜드가 남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그 경험이 팝업스토어가 끝난 후 남겨지는 쓰레기의 양보다 가치 있는 일일까? 우리는 이렇게 상업적으로 화려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들에 환호해야 할까? (어떻게 보면 마케터가 가지면 안될 것 같은 물음들이지만...) 마케터라는 직업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더 나은 사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은 나의 마음이 담겨있는 질문들이다.


 오히려 내가 관심을 갖게 되는 건 동네의 작지만 브랜드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카페나 식당, 술집들이다. 망원동의 카페 604가 그렇다. 동네의 작은 카페지만 캐나다의 빈티지한 무드가 공간에 잘 구현되어 있고, "Your favorite coffee shop in town" 이라는 멋들어진 슬로건도 갖고 있다. 'Love Care Share' 이라는 마켓도 비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카페 이상의 브랜드적인 활동들을 멋지게 전개하고 있다. 커피 메뉴는 복잡하지 않아서 오히려 세련되고, 샌드위치 등 밀 메뉴들은 세련된 맛을 가지고 있어서 주말이면 항상 웨이팅이 있다. 이렇게 브랜드 관점에서 작은 공간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나에게는 레퍼런스 덩어리다. 애정이 잔뜩 담긴 공간을 만나게 되면 "나는 어떤 애정을 가지고 우리 브랜드를 운영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시작하게 된다. 성수동에는 그런 애정이 점점 옅어지는 듯한 느낌.


 나중에 어떤 형태의 일을 하게 되더라도 브랜드적인 시선을 잃지 않기로 다짐해본다. 브랜드에서 마케팅을 하든, 작은 카페를 운영하든, 레코드 바 혹은 나의 디제잉 파티를 좀 더 발전시키든, 사람들이 나의 활동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게 될 지, 그 형태를 어루만지는 것이 마케터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https://www.instagram.com/p/CY-YuhLJr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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