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주차
#01 : Glow, 드디어 1주년!
멋진 동료들과 함께 직접 기획한 디제잉 파티 Glow. 작년 3월에 SCR에서 처음 파티를 시작했는데, 1주년을 지나 이제 초가을의 파티를 앞두고 있다. 지난 약 1년 4개월의 시간 동안 다양한 일들을 벌여왔다. 해외 디제이 내한부터 다른 크루와의 콜라보 파티, 잊을 수 없는 연말 크리스마스 파티까지. 세어보니 총 12번의 파티를 진행했고, 현장 매출은 합해서 총 1,200만원 이상을 기록했다. 본업이 마케터이다 보니 이런 수치들이나 사람들의 인식에 관심이 가게 된다. 우리 파티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공간에서 어떤 시간대에 파티를 열면 사람들이 찾아올까? 우리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을까?
올 해는 이러한 질문들에 명확하게 답변하기 위해, 파티 팀에서 디자이너로 있는 다영이를 중심으로 브랜드의 메시지와 비주얼을 정리했다. 댄스플로어 위에서 서로 빛나는 개인들을 연결해주는, 행복한 바이브의 파티가 되자는 마음으로 ‘Connect the Lights’라는 메시지를 잡았다. 이에 맞게 다영이가 로고와 컬러 등 브랜딩 작업을 진행했다. 우리 파티에 오는 사람들은 언제나 긍정적이고 행복한 기분을 느끼길 바랬고, 이를 로고에 담았다. 덕분에 파티에 오는 사람들은 항상 Glow를 ‘편안하고 이웃집 같은’ 파티로 인식해준다. 사람들이 우리 파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전해 들으면 때때로 너무 신기하게 느껴진다.
항상 멋진 셀렉션을 보여주는 녹터널, 파티의 분위기를 한껏 올려주는 진저, 요즘 파사파사로도 핫하지만 글로우에선 글로우만의 무드를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는 시온까지. 같이 고생해주고 현장에서 분위기를 멋지게 만들어주는 멤버들에게 너무 고맙다. 글로우 파티는 언제나 재밌어서 나는 웜업 플레이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왜냐면 먼저 틀어버리고 나머지 파티 시간을 맘 편하게 놀 수 있으니까.. 아무튼 9월에도 정말 재밌는 일을 벌이기 위해 열심히 기획하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글로우 인스타그램을 놓치지 않기!
https://www.instagram.com/seemtoglow/
#02 : 이직
3년 동안의 대학내일 생활을 마무리하고 커머스 업계로 이직했다. 이전처럼 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일인지라 적응에 크게 어색함은 없지만, 에이전시에서 인하우스로 가면서 처음 겪는 인하우스의 시스템은 흥미롭기도 하고 어려운 부분도 많다. 에이전시에서 요구하는 주도성과, 인하우스에서 필요한 주도성의 성격이 많이 다른 느낌. 그래서 그런지 일을 하면서 어떤 영역이 ‘주도적이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에이전시에선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사람일수록 주도적으로 느껴지지만, 인하우스는 그것을 실행까지 잘 챙기는, 실행력이 더욱 중요한 주도성인 것 같다.
길을 걷다가 다영이는 나에게 '지금 가진 직업을 리셋할 수 있다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은지' 물어봤다. 평소 나는 나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건만,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마케터는 지금 좋긴 하지만 더 나은 게 있을 것 같고. 그렇다고 또 뭐가 떠오르는 건 아니고. 내가 왜 마케터가 됐지? 기획하는 거 재밌긴 한데. 평생 할 수 있을까? 시니어가 된다면? 등등. 생각을 거듭하다가 관뒀다. 너무 먼 미래까지는 생각하지 말자. 앞으로의 3년 혹은 5년 정도의 미래 정도만 고민하면 좋겠다. 지금의 직업은 방향성 정도만 참고하자.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지, 점검하는 정도로.
하여튼 옮긴 직장에서 재밌는 일들을 많이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한 가지 발견한 건 이 회사 점심밥이 맛있다. 이번주에 에비동이 나왔는데 새우를 3마리나 줬다. 밥은 중요하다. 하루에 1시간 정도는 확실한 행복을 보장받는 거니까..
#03 : 어떤 언어를 공부하면 좋을까?
최근에 정말 귀여운 굿즈를 봤다. 닌텐도 매장인데 지우개병을 6천원에 구매하면, 매대에 있는 작은 닌텐도 캐릭터 지우개를 그 지우개병에 꽉 차게 담을 수 있는 굿즈다. 직원분이 최대 13개 정도까지 담을 수 있다고 조언을 해 주었는데, 억지로 14개 담으려다가 안 되어서 결국 13개만 담았다. 또 연남동 근처 가챠샵에서는 쓸데없는 고양이 카드를 구매했는데, 처음에는 랜덤으로 2장의 고양이 카드가 들어있는 봉투가 있고, 그 봉투를 뜯으면 일본의 여러 카드들이 고양이 버전으로 패러디된 것들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양이 버전 교통카드, 고양이 버전 학생증 등등..
올해 4월에 런던을 2주 다녀오고, 언젠가 런던을 기반으로 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한창 공백기간에 영어공부를 했었다. 그런데 지난 한 달 동안 귀여운 레퍼런스로 가득한 일본 굿즈들을 보니, 또 예전에 어느정도 공부해둔 일본어를 다시 공부해야 되나, 생각이 잠깐 들었다. 슬픈 사실은 두 언어 모두 어중간한 정도만 한다는 것. 앞으로 1년 동안 한 언어만 잡고 빡세게 공부하고 싶은데, 뭘 공부하지? 미래를 생각하면 영어이긴 하지만, 또 마케터로서 일본에 레퍼런스가 가득하고.. 어렵다! 둘 다 하기엔.. 어중간한 정도 그대로 계속 남을 것 같은 느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