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둑이 Mar 21. 2023

뚜벅뚜벅 걸어 제주 동네여행

노랑 노랑한 유채꽃이 반기는 중문동 


제주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알고 있는 동네 바로 중문이다. 이 번에는 많은 사람들이 관광으로 오는 그 동네 중문 마을을 걸어보기로 한다. 중문의 첫인상은 역시,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만큼 화려하다였지만, 구석구석 걸어 다니며 마주한 동네는 생각보다 조용하고, 차분한 마을이라는 것이었다. 

화려하게 꾸며져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유명한 곳이지만 이면에는 조용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매력의 반전까지 있는 동네는 그야말로 봄의 기운을 그대로 느낄 수 있기도 했다. 




중문 동네 여행의 첫 시작은 아이들과 종종 가는 서귀포 체육센터가 있는 서부도서관이었다. 큰 아이는 여기서 수영을 배우기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학습 만화들이 가득 있어 도서관에도 종종 오기에 동네를 한 바퀴하고 다시 돌아올 때 찾아오기 쉬운 장소로 이곳을 선택했다. 체육센터에 주차를 하고 도서관에 잠시 들렀다 중문 동네 걷기 시작. 

뚜벅뚜벅 걷다 보니 봄이 왔구나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유채꽃들이 곳곳에 피어있다. 바람 따라 코 끝으로 날려 들어오는 유채향기에 듬뿍 취해 발걸음이 더 가볍게 느껴진다. 분명 아침에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오늘은 걸을 수 있을까?라는 나 자신에게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유독 주말이 지나고 나면 무거워지는 몸으로 걱정반 설렘 반으로 걷기 시작한 동네 여행. 유채꽃 향기에 다 날아가고 서서히 가벼워지는 발걸음으로 한 걸음 한걸음 걸어본다. 




중문의 매력은 잘 가꾸어져 있는 반듯하다. 아무래도 유명 관광지들이 즐비하고 있는 동네이다 보니 제주의 전통적인 매력보다는 깔끔하고 반듯한 느낌이 더 많이 들었다.  아무래도 큰길을 따라 걷고 있으니 동네여행의 느낌보다는 관광지에 놀러 온 느낌이라고 할까? 




알록달록 봄의 색으로 물들고 있는 가로수들을 따라 걷다 보니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한 시간가량 길을 걷다 보니 곳곳에 파헤쳐지고, 막아져 있는 공사차량과 공사소음. 

길의 중간중간 걷기 힘든 길들이 이어지고,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걷자니 다른 마을을 걷는 것보다 더 많이 힘들게 걸었던 것 같다. 더 깔끔하게 정비를 하기 위해서 하는 일들이겠지만 횡단보도 자체를 완전히 막아 오히려 공사 구간으로 걸을 수밖에 없게 만들어놓아 너무나 불편했던 걷기 여행 




안 되겠다. 마을 안으로 들어가 보자. 결심하고 바닷가가 있는 동네를 걷기로 했던 약속과는 다르게 방향을 바꿔 걷기로 한다. 혼자 여행이 매력은 누군과의 타협을 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대로 목적지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중문을 걸을 때 바다마을 쪽까지 걸어가야지 했던 것과는 조금 아쉽지만 조용한 동네를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에 방향을 바꾸어 골목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한다. 




커다란 돌담을 옆에 두고 방향을 꺾어 넓은 길이 아닌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니 이제야 지정한 동네 여행을 하겠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커다랗고 넓게 잘 닦아 놓은 길은 깔끔한 매력이 있지만, 쌩쌩 지나다니는 자동차와 각 종 소음으로 인해 걷고 나면 몸이 너무나 피곤하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 골목길을 걸으면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를 변수들이 생겨난다. 이 골목을 돌면 어떤 것과 마주칠까 하는 기대감이 생겨 역시 나는 골목길이 체질인가 보다. 




안과 밖에 확연하게 다른 중문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관광지가 아닌 동네 안쪽은 흔한 시골마을 풍경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이제는 보기 힘든 경운기를 보고 어찌나 반갑던지. 

나에게도 경운기 뒤에 앉아 동네를 누비던 시절이 있었는데... 하며 그 시절로 잠시 소환된다. 제주의 동네는 비슷한듯하면서도 그곳들만의 느낌이 다르다. 



유채꽃향기로 가볍게 시작했던 중문 동네 여행은 곳곳의 공사로 인하여 무겁고 불편함 마음이 가득이었다. 하지만 골목으로 들어오면서 공사로 인한 소음 등이 사라지고 비로소 즐길 수 있었던 중문 마을 

큰 길만 걸었다면 보지 못했던 골목 구석구석 숨어 있는 이곳만의 향기를 가득 담을 수 있었다. 





각양각색의 제주 동네  벌써 6곳을 걸어서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걸으면서 느낄 수 있었던 마음은 모두 다 달랐다. 이 번 동네여행에서 아쉬웠던 건 너무나 많이 그리고 빠르게 변화고 있는 동네의 모습이다. 

곳곳에 공사 중이라 조금만 큰길로 나가도 시끄러운 공사 소음과 자연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닌 공사를 위해 쳐 놓은 펜스로 인해 불편함이 많았다. 일상이 편해질수록 자연은 점점 더 작아지고 있는 모습이라 불편함이 많았던 동네여행 




작가의 이전글 뚜벅뚜벅 걸어 제주 동네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