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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작흐 Jan 10. 2024

우당탕탕 서비스기획 입문기

어서와, 커머스 기획은 처음이지? 

상품 기획, 서비스 기획, 마케팅의 갈림길에서

평생의 업을 정하기전에,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었던 나는 정규직 취직 전 3번의 인턴을 경험했다. 

당뇨환자를 위한 식단 정기구독 회사에서 신규 식단 런칭을 기획하는 업무가 그 첫번째,

면도기 정기구독 회사에서 남성 스킨케어 라인 런칭을 기획하는 업무가 그 두번째,

미국 어플리케이션 제작 대행사에서, 잠재 고객사를 대상으로 B2B 마케팅을 하는 업무가 그 세번째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업으로 삼게된 IT 서비스 기획 직무 경험은 한적이 없다. 

하지만 인턴을 하면서의 가장 큰 수확은 "내가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큰 희열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면도기 구독 스타트업에서, 신규 유입된 40~50대 고객들은 "독일산 면도날" 광고 소재로 랜딩했을 때, 구매 전환율이 높다는 걸 파악했을 때,

B2B 고객사를 대상으로 이메일 마케팅을 하면서, 고객사를 인더스트리, 회사 규모&단계를 기준으로 타겟팅하여 메일 문구랑 콘텐츠를 발송하면 메일 open rate가 상승한다는걸 경험했을 때,


이렇게 내가 하는 일련의 액션들로 인해 문제가 해결되고 지표가 상승하는 것을 봤을 때, 가장 업무적으로 쾌감을 느꼈고, 계속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업무를 하고 싶다는 결심을 했었다.    


그렇게 서비스기획자가 되었다.


인생은 운7 기3 이라고 했던가. 


어렴풋이 기획 업무를 꿈꾸고 있었으나, 정작 it 기획 인턴이나 프로젝트 경험조차 없었던 나는 취업 시장에서 기획으로 나를 셀링할 수 없었다. 심지어 서비스기획 직무는 신입 to가 거의 열리지 않았다. 


대부분의 문과 학생들이 그러하듯, 영업과 마케팅, md직무를 적절히 버무려 서류를 '난사' 했고, 운 좋게도 가장 가고 싶었던 회사인 이커머스 대기업의 신입 공채 마케팅 직무로 뽑히게 되었다. 

만약 이번 취준 말아먹으면 서비스기획 인턴이라도 하면서 기획 직무로 틀려고 했었는데, 마케팅을 하라는 하늘의 계시겠거니 하며 입사를 하게 됐다. 


우리는 조금 특이하게 6주 동안, 2개의 팀에서 인턴을 경험하고 최종적으로 인사팀 면담을 통해 직무를 확정짓는 프로세스가 있다. 그 과정에서 마케팅 팀 2개에서 인턴을 경험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속에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기획 직무에 대한 욕심을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무리수를 던졌다. 


인사팀과의 면담에서 서비스기획 직무를 희망한다고 얘기했고, 마침 해당 부서에 to가 생겨 결과적으로 서비스기획팀으로 배치되었다.  


운이 좋았다고밖에 말할 수없다

결국 첫 정규직을 서비스기획 직무로 시작할 수 있었던것은 운이 좋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서비스기획 직무를 하고 싶었으나, 직접적인 인턴 & 프로젝트 경험이 전무했던 일개 취준생 1이,

그나마 가장 승산있는 마케팅 직무로 취직을 하게 되었고, 

뽑히고 보니 그 회사에서는 다른 직무로 뽑힌 공채에게도 기획으로 갈 수 있는 루트를 열어줬고, 

운이 좋게도 마케팅에서 기획으로 갈 수 있는 to하나가 있었고, 

무리수였을수도 있었으나 인사팀에 요청하여 그 to를 배정받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서비스기획자 된, 아직 1년차도 안된 우당탕탕 서비스기획자의 이야기이다. 브런치를 통해 기록하는 이 글들이 기획자로서 나의 삽질, 성장통, 희열의 순간들을 기억할 수 있는 창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서비스기획 직무로 취직했어요" 단 한문장으로 끝낼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그럼에도 나만의 서사가 있는 서비스기획자로 취직하게 된 썰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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